철강가격이 상반기를 지나 하반기에도 강세를 유지할 것으로 분석됐다. 포스코와 현대제철이 철강가격 상승에 따른 수혜를 계속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박종국 키움증권 연구원은 10일 “올해 철강가격이 지속적으로 오르는 것은 지난해 비정상적인 급락 이후 정상화 과정을 밟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하반기에도 철강가격은 점진적으로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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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오준 포스코 회장(왼쪽)과 우유철 현대제철 부회장. |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철강가격 상승이 온전히 실적 성장으로 반영될 수 있는 기반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박 연구원은 “포스코는 중국 철강구조조정의 최대 수혜자”라며 “그동안 구조조정을 실시한 효과가 철강가격 상승과 맞물려 극대화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포스코는 지난해에만 국내외 34개 계열사를 정리하고 인건비를 절감하는 등 고강도 구조조정을 실시하고 있다. 포스코는 지난해 수천억 대의 손실을 낸 크라카타우포스코 등 해외자회사들이 올해 1분기 손실규모를 크게 줄이며 연결 실적에 부담을 덜어내고 있다.
현대제철은 현대차그룹이라는 확실한 고객을 확보하고 있다. 여기에 건설업 수요가 늘어나면서 현대제철의 주력제품 가운데 하나인 건설용 봉형강류 수요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현대제철은 1분기 별도기준으로 봉형강류 판매량이 전체 판매량의 38%를 차지했다.
한유건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건설시장은 건설수주 증가에 따라 전년과 비교한 성장폭이 지난해와 비슷하게 유지될 것”이라며 “현대제철은 건설업이 2분기부터 계절적 성수기로 접어드는 데다 철근가격도 인상하면서 수익성 개선이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포스코와 현대제철을 비롯한 국내 철강사들은 4월 말 건설사와 협상을 통해 2분기 철근 기준가격을 1분기보다 6만 원 올리기로 합의했다.
올해 들어 중국 철강가격 상승세가 계속되자 구조조정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하는 의견이 지속적으로 제기됐다.
하지만 중국정부의 의지가 강력하고 중국 철강회사들이 생존의 위협받고 있어 구조조정이 실제로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박 연구원은 “올해 중국정부는 13차 5개년 경제개발 계획이 시작되는 해를 맞아 과잉산업의 구조조정을 강력하게 시행할 가능성이 높다”며 “중국 철강회사의 적자규모를 감안하면 구조조정을 미룰 수 있는 상황이 아닐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 연구원은 “중국 철강 구조조정이 점진적으로 가시화돼 공급과잉의 해소가 시작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의 중대형 철강회사 99개 가운데 49개는 2월 기준으로 적자에 빠져있다. 중국 중대형 철강회사들은 지난해 평균 부채비율이 223%로 포스코와 현대제철을 비롯한 글로벌 철강회사에 비해 높다.[비즈니스포스트 이헌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