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대기업들이 ESG위원회를 설치하고 있지만 위원회 활동은 아직 형식적 수준에 그치는 것으로 파악됐다.
15일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가 자산규모 2조 원 이상인 169개 상장사를 분석해 내놓은 결과를 보면 지난해 말 기준 ESG위원회를 설치한 기업은 전체의 52%인 88개였다.
▲ ESG위원회 안건 상정 현황. <리더스인덱스> |
이는 지난해 상반기(49개)보다 크게 늘어난 수치다.
88개 상장사의 ESG위원회 위원은 모두 371명이었다. 이 가운데 사내이사는 84명, 사외이사는 287명이었다.
ESG위원회를 설치한 88개 상장사는 지난해에 모두 251차례 회의를 열었다. 기업별 평균은 2.9회로 분기당 1회에는 미치지 못했다.
251차례 회의에서 상정된 안건은 567건으로 회의당 평균 2.2건이었다. 이 가운데 247건(43.6%)은 가결됐고 나머지 320건(56.4%)은 보고 또는 검토·논의 수준에 그쳤다.
ESG와 직접적 연관이 있는 안건은 전체의 31.3% 정도였다.
분야별로 살펴보면 지배구조(G)가 73건(12.9%), 환경(E) 30건(5.3%), 사회(S) 25건(4.4%)이었다. ESG 전략과 관련된 안건은 49건(8.6%)이었다.
나머지 약 70%를 차지한 370건은 투자·합병 등 일반 이사회에서 다뤄도 되는 경영 활동과 관련된 안건으로 분석됐다.
업종별로 ESG위원회 설치 현황을 살펴보면 일반 소비자와 직접적으로 연관이 있는 생활용품, 은행, 유통 등의 업종에서 위원회 설치 비중이 높았다.
반면 에너지, 철강, 건설 등의 업종은 상대적으로 ESG위원회 설치에 소극적이었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통신3사는 모두 ESG위원회를 두고 있으며 회의 횟수와 안건의 ESG 관련성이 높은 것으로 파악됐다.
다음으로 ESG위원회 활동에 적극적 업종은 은행이었다. 자산규모 2조 원 이상 상장사 10개 가운데 제주은행과 우리종금을 제외한 8개 상장사가 ESG위원회를 운영하고 있다.
LG생활건강, 아모레퍼시픽 등 화장품 기업과 롯데쇼핑, 신세계, 이마트 등 유통기업들도 80% 이상이 ESG위원회를 설치했다.
ESG위원회 설치 비중이 50% 미만인 업종은 조선·기계·설비(46.7%), 증권(41.2%), 운송(33.3%), 철강(25.0%), 건설·건자재(9.1%) 등이었다.
지난해 ESG위원회 회의가 가장 활발했던 기업은 SK였다. 모두 12번 회의를 열고 41건의 안건을 가결 또는 보고했다.
다음으로는 미래에셋생명(11회), 현대모비스(10회), 현대자동차(8회), SKC(7회), 기아자동차(6회), 효성(6회), 포스코·SK텔레콤·삼성물산(각 5회) 등 순이었다. [비즈니스포스트 은주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