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에서 판매한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가운데 74%가 가입금액 1만 원 이하인 것으로 나타났다.
9일 금융감독원이 민병두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ISA 금융사 가입금액별 계좌 현황자료'에 따르면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 판매를 시작한 3월14일부터 4월15일까지 한달 동안 은행은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 136만3천여 개를 팔아 6311억 원의 자금을 모은 것으로 조사됐다.
|
|
|
▲ 은행에서 개설한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4개 가운데 3개는 깡통계좌인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3월15일 서울 여의도 신한금융투자 본점을 찾아 직원의 안내를 받으며 ISA에 가입하고 있는 모습. <뉴시스> |
계좌당 평균 가입금액은 46만3천 원이었는데 1만 원 이하의 돈이 들어 있는 이른바 ‘깡통계좌’가 101만3600여개(74.3%)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100원 이하의 돈이 들어 있는 계좌도 2만8천여 개로 전체의 2%를 차지했다. 이 계좌들의 평균 가입금액은 53원이었다.
가입금액이 100만 원 이상인 계좌는 전체의 3.9%인 5만4400여 개로 집계됐다.
1천만 원 이상의 고액이 든 계좌는 2만2천여 개(1.6%)로 나타났다. 이들 계좌 수는 100원 이하 계좌 수보다 적지만 가입총액은 4066억 원으로 전체의 64.4%를 차지했다.
은행보다 평균 가입금액이 큰 증권사도 깡통계좌가 적지 않았다.
증권사는 이 기간에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 14만2800여 개를 팔아 3877억 원을 모았다. 그 가운데 5만2천여 개(36.4%)의 계좌가 가입금액 1만 원 이하인 것으로 나타났다. 가입금액 100원 이하 계좌도 1만200여 개(7.2%)에 이르렀다.
일부 금융회사들은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 판매 전부터 직원들에게 계좌 판매목표를 설정하는 등 무리한 실적경쟁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민병두 의원은 “실적 쌓기에 연연하고 실제로 소비자들의 환경을 돌보지 않은 결과”라며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가 진정한 국민 재테크 통장으로 거듭나려면 외양보다 내실을 다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