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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네온가스 생산중단, 삼성전자 포스코와 협력해 타격 최소화

나병현 기자 naforce@businesspost.co.kr 2022-03-13 14:2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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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등 국내 반도체기업들이 우크라이나의 네온가스 공급 중단을 계기로 포스코와 협력관계를 강화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올해 하반기부터 포스코로부터 네온가스를 공급받아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우크라이나 네온가스 생산중단, 삼성전자 포스코와 협력해 타격 최소화
▲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13일 로이터 등 해외 매체의 보도를 종합하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우크라이나 네온가스업체 2곳(잉가스, 크라이오인)이 반도체 제조에 사용되는 고순도 네온가스의 생산을 중단했다.

잉가스와 크라이오인은 전 세계에서 소비되는 네온가스의 절반가량을 생산하는 곳이다. 네온가스는 공기 가운데 0.00182%에 포함된 희귀가스로 전세계 공급량의 75% 이상이 우크라이나에서 생산되고 있다

로이터는 “잉가스는 연간 18만~24만 Nm3(노멀 입방미터)의 네온가스를 생산했다”며 “특히 잉가스는 네온가스 생산량의 75%를 독일, 대만, 한국, 중국, 미국의 다양한 반도체 제조기업에 공급했다”고 보도했다.

네온가스는 반도체 생산의 핵심 소재다.

네온가스는 반도체 실리콘 웨이퍼에 전자 회로를 새길 때 쓰이는 ‘엑시머 레이저가스’의 주원료다. 엑시머 레이저가스는 네온, 불소, 아르곤 등 특수가스를 혼합해 만드는데 네온가스가 95% 이상을 차지한다.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력인 메모리반도체에는 네온가스가 더욱 필수적이다.

네온가스가 필요한 리소그래피 공정은 주로 심자외선(DUV) 노광에서 사용되는데 낸드플래시 생산은 모두 DUV를 사용해 만들어진다. D램도 생산능력의 90% 이상이 DUV 공정을 채용하고 있다.

이 때문에 우크라이나 네온가스업체의 가동 중단은 삼성전자 등의 반도체 생산에 직격탄이 될 수도 있다.

네온가스 가격은 2014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크림반도를 무력으로 병합하기 직전에 600% 상승하기도 했다.
우크라이나 네온가스 생산중단, 삼성전자 포스코와 협력해 타격 최소화
▲ 유병옥 포스코 산업가스·수소사업부장(왼쪽 네 번째), 이진수 광양제철소장(왼쪽 세 번째), 유원양 TEMC 대표이사(왼쪽 다섯 번째)가 2022년 1월12일 광양제철소 산소공장에서 개최된 ‘네온 생산 설비 준공 및 출하식’ 행사에서 준공 테이프를 자르고 있다. <포스코>
하지만 포스코의 네온가스 국산화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필요한 네온가스의 일부를 안정적으로 확보하게 됐다.

포스코는 2022년 1월 특수가스 전문 소재기업 TEMC와 손잡고 포스코 광양제철소 산소공장 내 공기분리장치를 활용해 네온가스를 추출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2019년부터 약 2년에 걸친 개발 노력 끝에 네온가스의 완전 국산화에 성공한 것이다.

포스코와 TEMC는 공기 중에서 추출한 네온가스를 정제한 뒤 완제품인 엑시머 레이저가스까지 생산할 수 있다.

포스코는 고순도의 네온가스를 1년에 약 2만2천Nm3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는 국내에서 필요한 네온가스의 약 16% 수준이다. 포스코는 이미 시운전을 통해 품질 평가를 완료했으며 2022년 하반기부터는 본격적 상업 생산을 시작한다.

문승욱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2월28일 TEMC를 방문해 “(반도체)기업들은 네온가스의 재고 비축량을 평소의 약 3~4배로 확대하는 한편, 대체 공급선의 활용 등 추후 사태 진전에 대한 대비책도 검토하는 등 기민하게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이 장기화되더라도 네온가스 국산화를 2년 동안 준비했던 포스코 덕분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타격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조사업체 서플라이프레임의 리처드 바넷 최고마케팅책임자는 “다른 회사에서도 네온가스를 생산할 수 있지만 생산량이 증가하는 데는 9개월에서 2년이 걸릴 것이다”고 전망했다.

네온가스를 생산하는 것 자체는 고도의 기술을 요구하지 않지만 대기에 매우 낮은 농도로 존재하기 때문에 대부분 초대형 철강 공장에서 회수해야 한다. 이 때문에 상업화를 위해서는 기본 설비 구축에만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

우크라이나가 세계 최대 네온가스 생산지였던 것은 옛 소련의 제철소를 활용할 수 있었던 덕분이다.

포스코를 제외하면 새롭게 네온가스 생산에 뛰어드는 기업이 적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투자조사업체 CFRA의 안젤로 지노 연구원은 “반도체 원료 공급 문제가 일시적으로 보인다면 기업들은 네온가스 생산 과정에 투자하기를 주저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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