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스 신용평가는 “메리츠증권은 단기사채 발행을 줄이면서 차입금 조달구조를 장기화했다”며 “이에 더해 지난해 9월 말 기준 한국증권금융과의 2조 원대 규모 신용공여한도 등을 보유하고 있으며 담보로 활용할 수 있는 국공채 보유규모를 크게 늘리면서 유동성 관리를 지속하고 있어 유동성 관리가 양호한 수준이다”고 평가했다.
국내 증권사들은 올해 들어 투자금융 부문을 대폭 강화하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증시가 악화됐던 2018년에 증권사들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으로 상황을 극복했던 과거 경험에 비추어 최근 위탁매매나 트레이딩 등에서 예상되는 감익을 메울만한 수단으로 투자금융에 집중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2월 하루 평균 증시 거래대금은 약 19조 원 수준으로 지난해 1월 거래대금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에 못 미치고 있다. 2020년 3월 이후 1년 11개월 만에 20조 원을 밑돌고 있다.
메리츠증권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이 속한 투자금융부문의 시장점유율이 2021년 3분기 기준 10.0% 수준으로 업계 최상위에 속한다. 투자금융 가운데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 수익비중이 절대적이다.
지난해 6월에는 2조5천억 원 규모의 국내 최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 사업인 서울 마곡 마이스(기업회의·포상관광·컨벤션·전시회) 복합단지 개발사업을 마무리하기도 했다.
최 부회장은 이에 따라 기존 강점 사업인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을 더욱 단단하게 다지고 확대하는 전략을 통해 실적방어에 나서는 것으로 보인다.
최 부회장은 우선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에서 중요한 유동성 관리를 강조하고 있다.
메리츠증권은 2020년 4월 종합금융면허가 만료되면서 회사 이름을 ‘메리츠종금증권’에서 ‘메리츠증권’으로 바꿨다.
그동안 종합금융면허로 발행할 수 있었던 발행어음형 종합자산관리계좌(CMA) 덕분에 낮은 금리로 고객예수금을 확보함으로써 수월하게 자금을 조달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 강자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다는 말도 나왔다.
그러나 면허 만료로 고객예수금 확보가 불가능해지면서 외부차입이 늘어나게 돼 자금조달과 상환에서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하는 유동성 관리가 중요해졌다.
최 부회장이 철저하게 챙긴 유동성 관리 덕분에 현재 메리츠증권은 비교적 양호한 유동성을 유지하고 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 사업에서 발생하는 우발부채가 반영된 ‘조정유동성비율’이 종합금융면허 만료 이전보다도 오히려 개선되는 추세까지 보이고 있다.
메리츠증권은 2월 들어서는 기획재정부로부터 국공채 우수 전문딜러로 선정되며 3월부터 8월까지 6개월 동안 월별 경쟁입찰 국공채 인수금액 가운데 25%를 비경쟁으로 인수할 권리를 받기도 했다.
메리츠증권은 이처럼 담보로 쓸 수 있는 국공채 보유규모도 충분히 늘려서 유동성에 문제가 없도록 하고 있다.
메리츠증권 관계자는 “메리츠증권은 오랫동안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을 포함한 투자금융(IB)에서 강점을 지녀온 증권사로 다른 증권사들과 비교해 최근 증시 위축으로부터 실적 타격은 훨씬 제한적으로 받고 있다고 보면 된다”며 “지난해 4분기 순이익 1898억 원을 거둬 16개 분기 연속 순이익이 1천억 원을 넘겼는데 강점 사업에 집중하면서 앞으로도 안정적 실적 유지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