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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용환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이 3일 서울 명동 은행연합회관에서 열린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농협금융의 재무구조 개선전략을 설명하고 있다. |
김용환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이 조선사와 해운사에 빌려준 농협금융의 부실채권을 대거 정리하기로 했다.
대기업의 부실로 악화된 재무상태를 개선하고 향후 닥쳐올 기업 구조조정의 여파에 대비하겠다는 것이다.
김 회장은 3일 서울 은행연합회관에서 열린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5대 취약업종의 구조조정이 가시화되면서 쓰나미급 산업재편이 예상된다”며 “농협금융이 살아남으려면 부실 증가에서 대손비용 부담 증가와 손익 악화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끊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농협금융은 1분기에 연결기준으로 순이익 894억 원을 올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순이익이 35% 줄었다. 농협은행이 STX조선과 창명해운 등의 부실로 1분기에 충당금 3328억 원을 쌓은 점이 실적악화를 낳았다.
김 회장은 “조선사와 해운사에 거액을 빌려주는 바람에 충당금 부담이 커졌고 남은 2~4분기 실적도 장담할 수 없다”며 “적자가 나고 수익을 덜 올리더라도 한번은 빅배스 등을 통해 부실을 정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빅배스는 경영진 교체시기에 전임 임기 당시 누적됐던 손실과 잠재적인 부실요소를 회계장부에 모두 반영해 한꺼번에 부실채권을 털어내는 것을 뜻한다.
김 회장은 “농협금융의 최대주주인 농협중앙회 이사회에 부실채권의 규모를 밝히고 협조를 구하고 있다”며 “조선과 해운업 구조조정의 진행상황을 살펴보면서 빅배스를 실행할 시기와 구체적인 방법을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김 회장은 농협금융의 재무구조를 개선하는 동안 대기업을 대상으로 한 신규대출을 자제하고 기존 대출도 줄이기로 했다.
지주사 차원에서 산업분석 기능을 대폭 강화하고 기업여신 관리체계를 정비하는 등 리스크 관리도 강화하기로 했다.
김 회장은 “취약업종 대기업의 대출을 계속 감축하고 가계와 중소기업 위주로 신규 대출을 하겠다”며 “내부적으로도 부실채권 실사를 통해 개별평가를 실시하는 등 강력한 리스크 관리의지를 보여주고 있는 만큼 조만간 눈에 띄는 성과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김 회장은 은행과 증권의 기업투자금융(CIB) 협의체 구축 등 자산운용 경쟁력을 강화하는 방안도 내놨다. 또 중국 공소그룹, LS엠트론 등과 협업해 해외에 진출할 계획도 밝혔다.
김 회장은 성과주의 도입과 관련해 “성과주의 도입에 가장 중요한 것은 은행”이라며 “은행연합회의 태스크포스팀에서 개발 중인 성과지표 등이 나와야 노동조합을 설득할 수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