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런 버핏 회장이 이끄는 투자회사 버크셔해서웨이가 가상자산 관련된 거래를 중개하는 금융회사 주식을 대거 매수하며 투자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가치투자 원칙으로 유명한 버핏 회장이 과거에는 가상자산에 완강한 부정적 시각을 보였지만 앞으로는 태도를 바꿔 적극적으로 투자 기회를 찾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경제전문지 포천은 17일 “버핏 회장이 가상자산을 ‘독약’이라고 언급한 지 몇 년 만에 가상자산 관련한 투자에 발을 담가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버크셔해서웨이는 최근 브라질 금융기업 누뱅크의 주식 10억 달러(약 1조2천억 원) 규모를 매입했다고 밝혔다.
누뱅크는 디지털 플랫폼 기반의 금융서비스를 운영하는 회사로 이용자들이 비트코인 ETF 상품에 투자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포천은 버핏 회장이 2018년에 CNBC와 인터뷰에서 가상자산을 두고 근본적 가치가 전혀 없다고 비판하며 이를 독약과 같다고 언급했다는 점에 주목했다.
버크셔해서웨이가 가상자산과 관련된 기업에 투자한 것은 버핏 회장의 생각이 이전과 달라졌다는 점을 보여주는 근거라는 것이다.
버핏 회장의 오른팔로 꼽히는 찰리 멍거 버크셔해서웨이 부회장 역시 과거 “중국처럼 가상화폐를 법적으로 완전히 금지해야 한다”는 강경한 발언을 내놓은 적이 있다.
포천은 “버크셔해서웨이는 경영진의 과거 단호했던 태도에도 결국 가상자산 관련한 투자를 시험해보고 있다”며 “누뱅크와 같은 기업에서 투자 기회를 찾을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바라봤다.
더구나 버크셔해서웨이가 누뱅크에 5억 달러를 투자한 시점은 누뱅크가 상장한 지난해 12월보다 더 이전이라는 점에서 상당히 적극적으로 투자 결정을 내렸다고 볼 수 있다.
포천은 남아메리카 지역적 특성상 은행에 접근이 어려운 인구가 많기 때문에 누뱅크와 같은 디지털 플랫폼 기반 금융회사가 큰 성장 기회를 잡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버크셔해서웨이가 누뱅크 투자를 통해 좋은 성과를 거둔다면 앞으로 가상자산 분야에 더 활발하게 투자를 시도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버핏 회장은 주로 애플과 코카콜라 등 소비자들이 일상적으로 이용하고 애착을 느끼는 브랜드 제품 및 서비스를 보유한 기업에 장기적으로 투자하는 ‘가치투자’ 원칙을 지키는 것으로 유명하다.
버크셔해서웨이의 가상자산 분야 투자는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이 주류시장에 한층 더 가까워질 것이라는 예측을 내놓은 것이라는 의미로 볼 수도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