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1이 액화석유가스(LPG) 단일사업의 한계를 절감하고 올해 사업구조 다변화에 더욱 고삐를 죌 것으로 보인다.

구동휘 E1 신성장사업부문 각자대표이사 전무는 수소, 전기차뿐 아니라 신재생에너지에서도 새 성장동력을 발굴해 E1의 지속성장을 책임져야 하는 무거운 과제를 안았다.
 
구동휘 E1 신성장사업부문 각자대표이사.

▲ 구동휘 E1 신성장사업부문 각자대표이사 전무.


14일 LPG업계에 따르면 E1은 2020년에 이어 2021년에도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감소해 올해 새 성장동력 발굴에 속도를 내야 할 필요성이 더욱 커진 것으로 분석된다.

E1의 매출은 2019년 4조6083억 원에서 2020년 3조9276억 원으로 14.8% 감소했다가 수요가 다소 회복되며 2021년 5조1583억 원으로 2020년보다 31.3% 증가했다.

반면 영업이익은 2019년 1063억 원, 2020년 395억 원, 2021년 56억 원으로 가파르게 줄었다. 물가 등 정책상 이유로 국내 LPG 공급가격에 국제 LPG가격 상승분을 반영하지 못한 영향으로 파악된다.

E1으로서는 단일 LPG사업만으로는 미래를 장담할 수 없어 새 사업 발굴이 절실한 상황에 놓여 있는 것이다. 

이에 구동휘 전무는 올해 2월부터 신성장사업부문을 전담해 사업다변화에 본격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구 전무는 지난해 3월 처음 각자대표이사를 맡은 뒤 한국판 수소위원회에 참여하는 등 수소와 전기차 충전 등 신사업 검토에 들어갔는데 올해부터 가시적 성과를 만들 것으로 예상된다. 

E1은 전국 LPG충전소 350여 개를 활용해 우선 올해 상반기 안에 수도권에 수소차 충전소 3곳을 선보인 뒤 수소차 충전소를 빠르게 확대해 간다는 계획을 세웠다.

기존 LPG와 전기차 충전뿐 아니라 수소까지 충전할 수 있는 복합충전소사업 확대에도 공을 들인다. E1은 2021년 11월 성남에너지 충전소에 LPG, 전기, 수소를 충전할 수 있는 복합충전소를 처음 열었는데 이를 늘려가겠다는 것이다.

이뿐 아니라 구 전무는 태양광과 풍력발전 등 신재생에너지 사업 확대에도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E1은 2023년 상반기까지 영월에 46MW급 풍력발전소를 완공한다. 앞서 2020년 6월에는 강원도 정선에 8MW급 태양광 발전단지를 준공했는데 사업규모를 더욱 늘린다는 방침을 정했다.

E1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태양광, 풍력발전은 처음 시작하는 신재생에너지사업으로 아직은 미래사업을 준비하는 단계다"며 "사업가능성을 조금씩 보고 있어 앞으로도 사업규모를 확장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시장 일각에서는 구 전무가 E1의 사업구조를 다변화해 신성장동력을 마련하는 성과를 낸다면 향후 E1이 지주사로 전환해 LS그룹에서 계열분리할 가능성도 있다는 시선도 나온다.

E1은 현재도 LS그룹 지주사 LS가 직접 지배하지 않고 구 전무를 비롯한 오너 일가가 최대주주(지분율 45.3%)로 있다. 사실상 독자경영이 이뤄지고 있었던 것으로 평가된다.

구자은 LS그룹 회장 이후에는 그동안 이어져 온 LS그룹의 경영 원칙인 사촌경영 전통이 깨질 가능성이 크다는 점도 계열분리 전망이 나오는 배경으로 꼽힌다.

LS그룹은 구인회 LG그룹 창업주의 3남 구태회 전 LS전선 명예회장, 4남 구평회 전 E1 명예회장, 구두회 전 예스코 명예회장이 2003년 LG그룹에서 전선 및 금속사업부문을 분리해 설립했다.

구태회 전 명예회장의 장남인 구자홍 전 회장이 LS그룹 1대 회장을 지냈으며 구평회 전 명예회장의 장남인 구자열 전 회장이 2대 회장, 구두회 전 명예회장의 장남인 구자은 회장이 2022년부터 3대 회장을 맡고 있다.

기존 관행대로라면 구자은 회장에 이어 4대 회장에는 11일에 사망한 구자홍 전 회장의 장남인 구본웅 마음그룹 대표가 오를 것으로 예상되지만 구본웅 대표는 LS그룹과 무관한 벤처캐피털을 운영하고 있다. 차기 회장부터는 기존 LS그룹의 '4촌경영' 전통이 깨질 가능성이 크다.

LS그룹은 전선 및 전력사업부문의 지주사 LS를 두고 있으며 2018년 4월 예스코홀딩스에 액화천연가스사업 중간지주사 역할을 맡겼다. 시장에서는 LS그룹이 E1을 에너지사업부문의 중간지주사로 전환할 것으로 보는 시선이 많다.

E1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지주사 전환 방안은 현재로선 따로 추진하고 있지 않다"고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영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