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네덜란드 ASML의 EUV(극자외선) 반도체장비 이미지. |
올해 한국과 중국, 미국, 일본과 유럽 등 세계 각지에서 반도체 투자가 공격적으로 확대되겠지만 공급과잉이 발생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반도체 장비기업 ASML이 전망했다.
ASML은 현지시각으로 9일 투자자 대상 연례보고서를 내고 올해 세계 반도체 투자규모가 지난해의 2배인 3천억 달러(약 359조 원)까지 늘어날 수 있다는 전망을 제시했다.
피터 베닝크 CEO는 보고서에서 “대규모 투자 증가가 반도체 공급 과잉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인식하고 있다”며 “반도체시장 성장 가능성을 고려하면 이 정도 투자는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근 여러 증권사에서 나온 반도체 공급과잉 가능성이 실제로 일어나기 어려울 것이라는 시각을 내비친 셈이다.
ASML은 삼성전자와 TSMC, 인텔, SK하이닉스 등 글로벌 반도체 고객사에 극자외선(EUV) 노광공정 장비를 독점적으로 공급하는 업체다.
삼성전자와 TSMC가 공격적으로 ASML 반도체장비 확보 경쟁을 이어가며 투자 경쟁을 벌이자 시스템반도체시장에서 수년 뒤 수요가 공급을 따라가지 못하는 공급과잉이 벌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그러나 베닝크 CEO는 “반도체기업들은 생태계가 안정적으로 유지될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ASML의 지난해 지역별 매출 비중은 대만이 36%, 한국이 31%, 중국이 18%, 미국이 9%, 일본과 유럽이 각각 3%씩으로 집계됐다.
그동안 ASML의 장비 물량 대부분을 대만 TSMC에서 차지하던 구조에서 벗어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활발하게 장비 구매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ASML의 EUV장비는 높은 수요에도 연간 생산량이 크게 제한되고 있어 선제적으로 장비를 구매해 확보하는 일이 반도체기업들에 중요한 과제로 꼽히고 있다.
베닝크 CEO는 “세계 반도체시장은 여전히 많은 시설투자를 필요로 한다”고 바라봤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