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대포위론은 기존 국민의힘 지지성향이 강한 60대 이상에 더해 2030세대 청년층의 지지를 얻으면 자녀들이 부모 세대까지 설득하게 돼 다양한 세대의 지지를 얻을 수 있다는 전략이다.
앞서 윤 후보는 설 연휴 기간 페이스북에 "국민이 잘 차려놓은 밥상에 숟가락만 얹는 외국인 건강보험 문제 해결하겠다"며 외국인 건강보험 제도를 개선하겠다고 했다.
이와 함께 페이스북에 '사드 추가배치' 여섯 글자를 적으며 미사일 방어망을 확대하겠다는 공약도 내놨다.
윤 후보는 이전에도 여성가족부 폐지, 성범죄 무고죄 처벌강화, 군 장병 월급 200만 원 등 2030세대 남성을 겨냥한 공약을 발표했다.
윤 후보가 국내 거주하는 외국인 가운데 중국인이 건강보험 혜택을 가장 많이 누렸다고 지적한 점이나 사드 문제가 대중국 외교와 맞닿아 있는 것을 고려하면 '반중국' 정서가 큰 2030세대를 노렸다는 것이다.
특히 20대는 한복이나 김치 종주국 논란 등 중국의 문화공정에 대한 반감이나 인권문제 등으로 다른 세대보다 반중감정이 높은 것으로 여겨진다.
윤 후보는 지난해 12월 주한미국상공회의소 간담회에서 "현 정부가 굉장히 중국 편향적 정책을 썼지만 한국 국민들 특히 청년들 대부분은 중국을 싫어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대남에 무게를 둔 선거전략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윤 후보의 20대 지지율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나면서 어느정도 효과를 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길리서치가 이날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30세 미만에서 윤 후보는 37.2%,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31.2%의 지지를 얻었다.
리얼미터가 지난달 31일 내놓은 여론조사에서도 윤 후보의 20대 지지율은 38.9% 집계돼 이 후보(27.6%)를 앞섰다.
각 여론조사의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
외국인 건강보험료 문제는 청년층 이외에 보수층이 가지고 있는 외국인 노동자를 향한 반감을 자극할 수 있다는 점에서 보수층 결집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멕시코와 국경에 장벽을 세운 것처럼 보수당 대선후보로서 선명성을 보여줄 수 있는 카드인 셈이다.
반문재인 전략을 펴는 윤 후보로서는 북한 및 중국과 관계를 중요시하는 문재인 정부와 대비되는 모습도 강조할 수 있다.
하지만 윤 후보의 이런 전략이 역효과를 낼 수 있다고 전망하는 이들도 있다. 윤 후보가 내건 공약이 이대남 전체를 대변하는게 아닐 수도 있기 때문이다.
실제 앞선 여론조사 결과에서 볼 수 있듯이 윤 후보가 20대로부터 압도적 지지를 받는 것도 아니다. 이대남 일부 계층이나 보수층 입맛에 맞는 공약이 중도층과 무당층까지 효과적일지는 물음표가 붙을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민주당은 윤 후보의 이런 공약에 대해 차별과 혐오를 조장하고 표퓰리즘에 기댄 정책이라는 지적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이재명 후보는 1일 페이스북에 윤 후보의 외국인 건강보험 제도 개편 공약과 관련해 "외국인 혐오와 증오를 부추기고 갈등 조장으로 득표하는 극우 포퓰리즘"이라며 윤 후보를 맹비난했다.
사드 배치와 관련해선 윤호중 민주당 원내대표가 이날 민주당 정책조정회의에서 "무식해서 용감한 건가"라며 "국익을 고려하지 않은 채 안보 심리를 자극해 표를 얻어보려는 안보 포퓰리즘 행태가 충격 그 자체"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은 포퓰리즘 비판 및 혐오정치 조장 지적에 정면으로 대응하고 있다.
유의동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이날 선대본부-원내지도부 연석회의에서 "윤 후보의 외국인 건강보험 문제 해결 공약은 제도적 허점을 개선해 소중한 국민 혈세가 누수되는 것 방지하겠다는 취지"라며 "외국인 혐오와 전혀 무관한 내용임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혐오를 조장하고 본질을 호도하는 억지주장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윤 후보도 1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안보 포퓰리즘이라는 지적이 나온다는 질문에 "(민주당에서 저를) 전쟁광이라고 얘기하는데 정부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것이 가장 기본적 임무"라고 반박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남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