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지주에서 다음 회장 후보 선임을 위한 절차가 시작됐다.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부회장이 다음 회장 후보로 유력하게 꼽히는 만큼 함 부회장과 관련된 소송의 진행 상황에도 시선이 몰리고 있다.
 

12일 서울서부지방법원에 따르면 14일 채용비리 관련 함영주 부회장의 공판이 열린다.

이때 진행되는 공판이 결심공판이 될지는 아직 단정할 수 없으나 재판부가 바로 직전 공판에서 재판을 신속하게 진행하기 위해 다음 기일은 결심으로 진행하겠다는 방침을 알렸던 만큼 결심공판이 될 가능성이 크다.

서울서부지방법원 관계자는 “함영주 부회장 관련 재판이 12일과 28일에도 잡혀있었으나 모두 변경됐고 일단은 14일만 잡혀 있다”고 말했다.

함 부회장으로서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법적 리스크를 털지 못한 채로 다음 회장에 도전하게 돼 속내가 적잖이 복잡할 것으로 보인다.

물론 지난해와 올해 상황이 다르다. 지난해에는 함 부회장이 재판에서 어떤 결과를 받아들지 전혀 가늠하기 어려웠다면 올해는 법적 리스크를 곧 털어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하나금융그룹 안팎에서는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지난해 11월 신한은행 채용비리 관련 2심에서 무죄를 받은 점에 비춰 함 부회장도 채용비리 관련 재판에서 무죄를 선고받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함 부회장은 채용비리 관련 재판 말고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로 중징계를 받아 행정소송도 벌이고 있는데 여기서도 승소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지난해 8월 제재를 취소해 달라는 소송에서 이기면서 같은 사안으로 중징계를 받은 함 부회장도 재판에서 유리해진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함 부회장에게 재판 결과가 늦춰지는 점은 하나금융에도 부담일 수밖에 없다. 

채용비리 관련 재판만 해도 14일 검찰 구형이 나오더라도 선고공판이 열리기까지 한 달 넘게 걸릴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다음 하나금융지주 회장 최종후보 선정 절차가 끝난 뒤에야 함 부회장의 유무죄 여부, 형량 등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하나금융지주 내부규정이나 3월 주주총회 개최 예정일, 회장 선임 이후 사장단 인사 일정 등을 고려하면 회장후보추천위원회가 늦어도 2월 말에는 다음 하나금융지주 회장 최종후보를 결정해야 하는데 재판 결과가 그 전에 나오지 않을 수도 있다는 얘기다. 

재판부는 지난해 12월 진행한 채용비리 관련 공판에서 양쪽 의견이 워낙 팽팽하고 검토할 자료도 많아 결심공판을 진행하고 한 달 안에 선고공판을 진행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의견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 관련 행정소송 결과도 언제 나올지 장담하기 어렵다. 최종 변론기일이 17일로 잡혀 있으나 회장 최종후보 선정 전까지 재판 결과가 나올지는 불확실하다. [비즈니스포스트 차화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