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서울 민심 속으로, 윤석열 안철수 추격 뿌리치고 대세화 노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선거 후보가 7일 오후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서울시 선대위 출범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선거 후보가 민생밀착 행보로 새해맞이 유세를 시작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이 후보의 지지율이 조금씩 높아지고 있는 추세지만 승리 가능성을 얘기하기에는 아직 부족하다. 야권 후보 단일화도 큰 위협요인이다. 이에 다른 주자들과 지지율 격차를 벌리기 위해 서울지역 민심 훑기에 돌입한 것으로 보인다.

7일 이 후보는 유권자가 가장 많은 서울지역의 민심을 듣기 위해 '걸어서 민심 속으로'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이 프로젝트는 매타버스(매주타는 민생버스) 시즌2로 이날부터 9일까지 사흘 동안 진행된다.

원래 이 후보는 버스 내부를 개조해 만든 매타버스를 타고 지역순회를 했었지만 이번에는 BMW(버스·지하철·걷기) 방식으로 서울시민에 다가간다.

이 후보는 이날 유튜브 생중계로 시청자들에게 출발 인사를 전하며 서울 민심 확보를 향한 의지를 나타냈다. 그는 "서울은 언제나 대선 승리를 위해 반드시 넘어야 할 필수 고지다"며 "서울에서 이기지 않고 대선에서 이긴 일이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민주당 서울시당 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에서도 "서울에서 이기지 못하면 전체 선거에서 이기기 힘들다"고 서울의 중요성을 다시 언급했다. 

다만 "상황이 매우 나빴지만 국민들께서 새로운 기회를 조금씩 회복해 주시는 것 같다"며 서울에서 지지율이 오르고 있다는 사실을 에둘러 밝히기도 했다.

이 후보는 이날 동작구에서 아이 키우기 좋은 사회를 만들기 위한 국민반상회에 참석해 보육·육아 문제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고 저녁에는 '여러분들이 대한민국의 영웅입니다' 명심 토크콘서트를 통해 코로나19를 위해 힘쓰는 간호사, 백신운송자, 구급대원 등의 의견을 청취한다.

주말인 8일과 휴일인 9일에도 대중교통에서 시민들을 만나고 1인 가구와 간담회를 진행하는 등 민생밀착 행보를 이어간다.

이 후보가 노후 아파트단지의 재건축 안전진단 규제 완화를 공약으로 검토하고 있는 만큼 노원구 상계동의 한 아파트 재건축을 추진하는 주민들의 의견도 듣기로 했다.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열린 선대위 본부장단 회의에서 이번 프로젝트를 언급하며 "만나는 국민과 장소, 소통방식이 보다 다양해지고 우리 사회에 소외된 국민의 목소리까지 담을 수 있게 세심히 준비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이 후보가 새해를 맞아 민생밀착 행보를 재개한 것은 설 전에 1차 목표인 지지율 45%를 달성해 야권 주자들과 격차를 벌려놓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최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지지율 하락의 원인이었던 당내 갈등을 봉합하고 반격에 나설 채비를 갖췄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는 지지율이 두자릿수까지 뛰어올라 새로운 위험요인으로 떠올랐다.

윤 후보는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다시 손잡았다. 이날 아침부터 이 대표의 조언대로 출근길 유세에 나섰고 주류세를 음주운전 피해자에게 쓰겠다는 내용의 생활밀착형 공약도 내놓으며 정책행보에도 재시동을 걸었다.

안 후보는 이날 유기견 보호센터 봉사활동에 이어 충남 천안 망향의동산 위안부 피해 할머니 묘역을 참배했다. 안 후보는 "현재 대한민국이 처해 있는 환경이 매우 급박하다"며 "시대정신을 정확하게 국민께 알려드리고 공감대를 형성해 나라를 구하자는 생각밖에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내홍을 끝내고 반등을 노리는 윤 후보와 무서운 기세로 치고 올라오는 안 후보 사이에서 이 후보는 지지율 정체에 목이 타는 상황이다.

이 후보가 조금씩 다져온 지지율이 몇 개의 여론조사에서 40% 안팎을 기록하기도 했으나 민주당 내부에서 언제든 뒤집힐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더욱이 이 후보로서 가장 우려하는 상황은 윤 후보와 안 후보가 후보 단일화로 힘을 모으는 것이다. 이 후보가 지지율을 끌어올리지 못하면 단일 야권 후보와 경쟁에서 밀릴 수 있다.

이날 안 후보는 윤 후보와 만남 가능성을 놓고 "정치인이 만나자는 요청이 오면 누구라도 못 만날 이유는 없다"고 말해 단일화 가능성에 불씨를 이어갔다.

이 후보는 매타버스를 타고 전국을 순회할 때 시민들과 소통하며 긍정적 반응이 많았다. 이 때문에 이번 걸어서 민심속으로 프로젝트에 거는 기대가 클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가 매타버스를 타고 방문하는 곳마다 지지율이 오르는 현상이 나타나기도 했다.

이 후보는 11월12~14일 부산·울산·경남지역을 방문했는데 한국사회여론조사연구소(KSOI) 여론조사에 따르면 부산·울산·경남지역 지지율은 11월5~6일 22.1%였는데 19~20일에는 33.2%까지 올랐다. 11월19~21일 방문한 충청권 지지율은 11~12일 28.8%에서 19~20일 44.1%로 뛰었다.

KSOI의 여론조사는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며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서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