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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음료기업들, '바나나'와 '탄산'에 빠지다

조은진 기자 johnjini@businesspost.co.kr 2016-04-21 16:3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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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바나나맛’과 ‘톡 쏘는 맛’이 식음료업계를 휩쓸고 있다.

‘초코파이바나나’의 품귀현상과 이어진 바나나맛 자매제품의 출시는 지난해 허니버터칩 열풍을, 주류업체들이 줄줄이 출시한 탄산주는 과일소주의 높았던 인기를 상기시킨다.

  식음료기업들, '바나나'와 '탄산'에 빠지다  
▲ 오리온의 '초코파이 바나나'(왼쪽)와 국순당의 '쌀 바나나'.
특정 맛에 대한 열풍은 소비자들의 관심을 이끌어 업황 자체에 활력을 준다. 업체들은 기존제품에 새로운 맛을 더해 기존 소비자는 물론이고 새로운 소비자를 끌어들일 수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식음료 제조사들이 잇따라 ‘바나나맛’ 혹은 탄산의 ‘톡 쏘는 맛’을 첨가한 신제품을 출시하는 데 열을 올리고 있다.

롯데제과는 ‘몽쉘 초코&바나나’에 이어 바나나과즙이 들어간 크림으로 맛을 낸 ‘카스타드바나나’를 선보인다고 21일 밝혔다.

롯데제과 관계자는 “3월에 선보인 몽쉘 초코&바나나가 50억 원에 이르는 월 매출을 올리고 있다”며 “카스타드바나나가 더해지면 바나나맛 제품으로 월 100억 원 이상의 매출을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리온이 초코파이 출시 42년 만에 처음으로 내놓은 자매제품 ‘초코파이바나나’는 품귀현상을 겪고 있다.

이경재 오리온 사장은 “요즘 초코파이바나나를 납품해달라는 거래처 요청이 밀려들고 있다”며 “이렇게 뜨거운 반응은 초코파이 오리지널 출시 이후 40여 년 만에 처음”이라고 말했다.

바나나는 한국인에게 가장 인기 있는 과일로 꼽힌다. 롯데마트에 따르면 바나나는 지난해까지 5년 연속 과일부문에서 매출 1위에 올랐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바나나는 향이 자극적이지 않고 한국인에게 익숙한 맛이 장점”이라며 “지난해 선풍적 인기를 끌었던 ‘허니’의 달콤한 맛에 대한 선호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제과업계뿐 아니라 주류회사인 국순당도 막걸리 ‘쌀바나나’를 내놓으며 열풍에 동참했다. 이 제품은 시중에 출시되기 전 포장마차 프랜차이즈 칠성포차에서 시범판매했는데 호평을 들었다.

바나나맛 신제품들이 인기를 끌면서 원조 ‘바나나맛’ 제품들도 매출이 올랐다.

빙그레 ‘바나나맛우유’는 1분기 매출에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8% 증가한 320억 원을 냈을 것으로 추정된다.

바나나맛 원조제품인 농심의 ‘바나나킥’ 역시 3월16일부터 4월15일까지 한달 동안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0%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마시는 시장은 ‘톡 쏘는 맛’으로 한판 승부를 벌이고 있다. 음료회사들은 제과업계처럼 기존 제품에 탄산을 첨가한 제품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롯데칠성음료는 1995년 출시된 뒤 매년 100억 원 규모의 매출을 올리는 스테디셀러인 ‘솔의눈’에 탄산을 더한 ‘솔의눈 스파클링’을 출시했다.

웅진식품은 보리차 음료인 ‘하늘보리’에 톡 쏘는 맛을 더한 다이어트 음료로 ‘하늘보리 스파클링’을 내놨다. 동원F&B는 일반 생수제품에 탄산을 더한 ‘미네마인 스파클링’을 내놨다.

  식음료기업들, '바나나'와 '탄산'에 빠지다  
▲ 롯데칠성음료의 '솔의눈 스파클링'(왼쪽)과 웅진식품의 '하늘보리 스파클링'.
바나나맛과 탄산을 활용한 제품들은 이른바 ‘열풍’ 대열에 합류했다는 것만으로 소비자들의 관심을 얻으며 마케팅 효과를 내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유행이 빠르게 바뀌면서 새로운 맛에 대한 소비자들의 요구도 증가하고 있다”며 “하지만 불경기인 만큼 성공가능성을 점치기 어려운 완전히 새로운 제품을 내놓기 보다 기존고객에 신규고객까지 끌어들일 수 있는 자매제품을 내놓는 것이 기업입장에서 안전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하나의 히트상품과 이어져 출시되는 미투제품들로 특정 유행이 궤도에 오르면 관련 업계 전체가 활기를 띄는 경우가 많다.

지난해 허니열풍은 원조 허니버터칩을 만들어낸 해태제과뿐 아니라 2012년 이후 정체됐던 제과업계에 새 활기를 불어넣었고 프리미엄라면 열풍은 라면시장 규모를 2조 원대로 키웠다.

주류업계도 과일소주 열풍을 탄산주로 이어가고 있다.

보해양조가 지난해 9월 출시한 ‘브라더 소다’를 시작으로 롯데주류의 ‘설중매 매실소다’, 무학의 ‘트로피칼 톡소다’에 이어 하이트진로의 ‘이슬톡톡’이 줄줄이 출시됐다.

보해양조는 봄 한정판인 딸기맛 탄산주인 ‘브라더소다 딸기라 알딸딸’에 이어 여름 한정판 ‘브라더소다 풋사과라 풋풋’을 5월부터 판매한다.

롯데칠성음료도 최근 순하리 시리즈의 첫 번째 탄산주 ‘순하리 소다톡 사과’를 선보이는 등 탄산주 안에서 제품군 확대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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