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정치권의 말을 종합하면 내년 6월1일 치러지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충북 정치권이 벌써부터 들썩이기 시작했다.
민주당 소속인 이시종 충북도지사가 3선을 모두 채운 만큼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충북도지사를 새로 뽑아야 한다.
내년 지방선거에서 기존 광역지방자치단체장의 3선 연임에 따라 새로운 인물을 뽑아야 하는 곳은 충북과 강원 두 곳뿐이다.
이번 지방선거는 3월9일 치러지는 대통령선거와 가까운 시기에 치러져 사실상 선거활동이 연계될 수밖에 없는 데다 충북은 전통적으로 여야 모두 확실한 텃밭이 아니었기 때문에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은 비교적 이른 시기부터 충북 지역에서의 선거체제 구축에 공을 들이는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에서는 노영민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충북도지사 후보로 일찌감치 굳어지는 분위기다.
김 사장에게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으로서 거취와 관련해서는 소속정당인 민주당보다 국민의힘에서의 움직임이 더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에서는 3선 의원인 이종배 의원이 유력한 충북도지사 후보로 꼽힌다.
이 의원은 2020년 총선에서 김 사장과 충북 충주에서 겨뤘던 상대로 김 사장은 이 의원에게 패한 뒤 2021년 2월에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이 됐다.
이 의원의 도지사 출마는 당내 또다른 유력 후보로 민선 4기 충북도지사를 지낸 정우택 전 의원이 3월 대선과 함께 치러지는 충북 청주 상당지역구 국회의원 재선거에 출마하기로 결정하면서 더욱 힘을 받는다.
다만 15일 윤갑근 전 국민의힘 상당당협위원장이 라임자산운용 사건 관련 알선수재 재판 2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으면서 상당 국회의원 재선거, 충북도지사 선거 등을 놓고 국민의힘 내 교통정리에 불확실성이 커지기는 했다.
지방선거에 출마하려는 현역의원은 선거일 30일 전에 의원직에서 물러나야 하는 만큼 결과적으로 이 의원의 충북도지사 출마가 결정되면 충북 충주지역구의 국회의원 자리는 공석이 된다.
그리고 이 의원이 충북도지사 출마를 위해 내년 5월 이전에 의원직을 내놓게 되면 충북 충주지역구 국회의원 공석을 메우기 위한 보궐선거는 6월 지방선거와 동시에 치러진다.
김 사장으로서는 고향인 충북 충주에서 내년 6월 국회의원 보궐선거가 결정된다면 출마를 고심할 수밖에 없다.
김 사장은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이 된 뒤에도 주말에는 충주에서 활동을 이어왔고 여러 언론과 인터뷰를 하면서도 정치복귀 의지를 숨기지 않았다.
게다가 이 의원이 2011년 충주시장을 시작으로 2014년 이후 충주에서만 3선을 지낸 지역구 강자인 만큼 이 의원이 빠지는 내년 6월 재선거는 김 사장에게 국회 입성을 노려볼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될 수 있다.
김 사장이 2020년 총선에서 이 의원에게 패배했을 때 득표율 차이는 7.3%포인트로 비교적 컸다.
김 사장이 정치활동에 제한이 큰 공기업 사장이 되면서 지역에서 당내 정치적 입지에 타격을 받고 있다는 점도 김 사장에게 조속한 정치 복귀를 부추기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14일 충주지역위원회 위원장 대행으로 맹정섭 성균관대 초빙교수를 임명했다.
민주당 충주지역위원회 위원장은 원래 김 사장이었지만 김 사장이 공기업 사장으로 취임하면서 사실상 공석 상태가 이어져 왔다.
민주당에서 사정이 비슷한 다른 지역위원회에는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 충주지역위원회에 맹 교수를 위원장 대행으로 세운 것을 놓고 여러가지 말이 나오기도 한다.
맹 교수는 2019년에도 충주지역위원장을 맡는 등 이전부터 충주에서 공천을 놓고 김 사장과 경쟁을 벌였던 상대이기도 하다.
맹 교수의 위원장 대행 임명을 놓고 김 사장이 반발해 민주당을 탈당할 것이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로 김 사장으로서는 마음이 편치 않은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김 사장은 15일 충주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신임 대행이 지명된 만큼 잠시 충주를 떠나 공기업 사장 직무에 전념하겠다”며 “제가 다른 당에 입당할 것이라는 근거없는 소문도 도는데 자랑스러운 민주당 당적을 계속 유지할 것”이라고 직접 자신의 거취를 밝히기도 했다.
그는 선거 출마와 관련해서는 “다음 총선에 출마하겠다”면서도 “내년에 보궐선거는 없을 것으로 보지만 만약 있다면 그 때가서 생각하겠다”며 여지를 남겼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