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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MM 글로벌 경쟁사 해운 경쟁력 강화에 마음 바빠, 새 주인 학수고대

김지효 기자 kjihyo@businesspost.co.kr 2021-12-14 17:1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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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MM이 글로벌 해운사들과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해상운송을 넘어 물류사업으로 사업영역을 확대해야 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HMM은 글로벌 해운 경쟁력 강화를 위해 하루빨리 새 주인이 나타나 중장기적 계획을 마련할 수 있기를 학수고대할 것으로 보인다. 
 
HMM 글로벌 경쟁사 해운 경쟁력 강화에 마음 바빠, 새 주인 학수고대
배재훈 HMM 대표이사 사장.

14일 해운업계 안팎의 말을 종합하면 글로벌 해운사들은 해상운임 호조에 따른 풍부한 현금을 바탕으로 기존 해상 중심의 물류사업을 육상과 하늘로 확대하기 위한 인수합병에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세계 최대 해운사인 덴마크의 머스크는 지난 11월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종합물류업체 그라인드로드와 조인트벤처(JV)를 설립했으며 미국 물류업체인 C.H.로빈슨 인수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3분기 실적을 발표할 때도 독일 항공물류회사 세네터 인터내셔널을 내년 상반기 중에 인수해 항공화물 운송능력을 강화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그에 앞서 올해 8월에는 미국에서 풀필먼트센터를 운영하는 비저블SCM을 인수한 데 이어 유럽에서 배송 플랫폼을 운영하는 B2C유럽을 사들였으며 9월에는 포르투갈에 있는 클라우드 기반 물류 스타트업인 허브도 인수했다. 

머스크는 5월 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설명회에서 해운사업과 물류서비스사업의 성장을 촉진하기 위해 앞으로 2년 동안 10억 달러(약 1조1700억 원)을 투자하겠다는 방침을 내놓기도 했다.

머스크는 2019년 초 물류 자회사인 담코를 통합할 때 이미 물류사업 강화를 위한 청사진을 마련한 것으로 보인다.

머스크뿐만 아니라 프랑스 해운사인 CMA CGM도 2019년 글로벌 물류기업인 세바 로지스틱스 지분을 인수하면서 육상운송시장을 향한 역량을 강화하는 데 잰걸음을 내딛고 있다.

지난 2월에는 화물기전용법인인 CMA CGM 에어카고를 설립하고 카타르항공으로부터 화물기 4대를 구입하며 항공화물시장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올해 글로벌 물류 대란에 해상물류뿐만 아니라 육상물류의 중요성도 커지자 글로벌 해운사들이 앞다퉈 항공물류와 육상물류까지 발을 넓히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HMM은 선복량 기준으로 국내 1위, 세계 8위 수준이지만 이같은 세계 해운사들의 경쟁적 사업확장에도 이렇다할 사업 계획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6년째 ‘주인 없는 회사’로 산업은행을 비롯한 채권단 아래에서 관리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HMM은 2016년 해운업이 전반적으로 침체되면서 워크아웃(재무구조 개선작업)에 들어가 과거 속해 있던 현대그룹에서 분리됐으며 산업은행이 대주주에 올라 경영권을 갖게 됐다.

현재 HMM의 최대주주는 산업은행이며 2대주주는 해양진흥공사다. 

HMM은 올해 해운운임 호조에 힘입어 역대 최고 수준의 실적을 낼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HMM은 올해 1만3천TEU(20피트 길이 컨테이너 1개)급 컨테이너선 12척을 1조8천억 원에 발주하고 초대형원유운반선(VLCC) 3척을 2400억 원에 장기 용선한 것 이외에 다른 중장기 사업계획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 아직 결손금이 4억1390억 원가량 남아있는 데다 산업은행이 HMM에 추가적 지원은 어렵다는 뜻을 보여 중장기적 계획을 내놓기는 어려운 상황으로 보인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11월30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HMM에 경쟁력을 글로벌 수준까지 끌어올리기 위해선 우리가 주도적으로 할 건 아니고 회사가 주도적이어야 한다“며 ”HMM은 갈 길이 멀다. 일단은 12척을 추가로 발주해서 선대규모는 어느 정도 갖췄고 얼라이언스 통해 경쟁력도 갖췄는데 그 이상은 회사가 주도적으로 해야 할 일이지 우리가 할 일 아니다“고 말했다. 

현재 HMM을 이끌고 있는 배재훈 대표이사 사장도 이같은 세계 해운사들의 흐름을 주목하고 있지만 채권단 아래에서 중장기적 계획을 그리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배 사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글로벌 선사들은 저마다 종합물류기업으로 변신하기 위한 채비를 속속 갖춰나가고 있다”며 “HMM도 해운업이라는 한계 속에 스스로를 가두지 않고 종합물류기업에 대한 의지와 관심을 지니고 미래를 설계해 나아가야 할 시점이다”고 말했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HMM의 지분을 단계적으로 매각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만큼 내년에는 해양진흥공사를 중심으로 HMM의 경영권을 유지하도록 한 뒤 HMM의 새 주인 찾기를 본격적으로 시작할 것으로 예상된다. 

HMM은 새 주인을 통해 글로벌 해운사와 견줄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출 수 있기를 손꼽아 기다리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 회장은 “2021년 말까지만 산업은행 해양진흥공사 공동관리 뒤 2022년부터는 해양진흥공사가 HMM을 전담관리하기로 돼 있으며 현재 공동관리 종결 등 향후 관리방안을 놓고 정부·유관부서와 협의하고 있다”며 “현재 HMM 매각 관련 별도의 진행 중인 사항은 없으나 향후 원활한 인수합병 여건 조성을 위해 산업은행이 보유한 일정 지분을 단계적으로 매각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HMM 관계자는 "HMM의 당면과제는 아직 경영정상화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지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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