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한솔 기자 limhs@businesspost.co.kr2021-12-02 12:27:32
확대축소
공유하기
최완규 한국비엔씨 대표이사가 미래 성장동력을 마련하기 위해 당뇨·비만 치료제 등 차세대 의약품 연구개발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최 대표는 여기에 더해 의약품 생산시설 증설도 병행하고 있는데 의약품 연구개발을 마무리하는 동시에 양산에 들어가 수익을 창출한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풀이된다.
▲ 최완규 한국비엔씨 대표이사가 2019년 12월3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한국비엔씨 코스닥 상장식에 참석해 말하고 있다. <한국비엔씨 블로그>
2일 한국비엔씨에 따르면 내년 2월로 예정된 유상증자를 통해 확보하는 자금 2035억 원 가운데 1253억 원을 연구개발 등 운영자금으로 투입한다.
운영자금 중에서 절반 이상인 765억 원은 펩타이드의약품 개발에 사용된다. 펩타이드의약품이란 단백실 구성 단위인 아미노산을 합성해 만드는 의약품을 말한다. 화학적 제조가 쉽고 품질관리가 용이해 상업화에 장점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비엔씨가 개발하는 펩타이드의약품은 과체중환자를 치료하는 BKP001과 제2형 당뇨병을 치료하는 BKP002 등 2가지로 나뉜다. BKP001과 BKP002 모두 현재 비임상 단계다. 한국비엔씨는 이르면 내년 초 임상시험계획(IND)을 승인받은 뒤 2023~2025년에 걸쳐 임상1상과 3상을 수행한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한국비엔씨는 증권신고서를 통해 “당뇨·비만 치료제 글로벌시장 규모는 10조 원에 이른다”며 “적시에 진입할 때 예상 매출은 수천억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최 대표는 이미 펩타이드의약품 등 차세대 의약품 개발에 상당한 자금을 투입하고 있어 자금부담을 덜기 위해 유상증자를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올해 3분기 누적기준 한국비엔씨 연구개발비는 78억 원으로 매출의 43.1%를 차지했다. 지난해에는 17억 원가량을 투입해 매출 대비 연구개발비 비율이 8.7%에 그쳤는데 투자가 대폭 확대된 것이다.
연구개발비가 크게 늘면서 회사 실적은 적자로 돌아섰다. 한국비엔씨는 지난해 영업이익 9억 원을 거뒀는데 올해는 3분기 누적기준으로는 영업손실 86억 원을 보고 있다.
하지만 최 대표는 차세대 의약품을 개발하면서 생산시설 증설도 함께 추진하는 과감한 ‘투트랙’ 투자를 구상했다. 의약품사업화에 관한 자신감으로 읽힌다.
한국비엔씨는 유상증자로 얻는 자금 중 461억 원을 세종 공장의 생산시설 증설에 사용하게 된다. 펩타이드의약품용 시설에만 330억 원이 투입돼 2023년 상반기 준공될 것으로 예정됐다.
세종 공장은 우수의약품제조및품질관리기준(GMP)을 충족하는 생산시설이다.
앞서 한국비엔씨는 대구에 의료기기 공장을 두고 있었는데 회사 사업영역이 보툴리눔톡신을 비롯한 의약품 쪽으로 넓어지면서 전용 공장이 필요해졌다. 이에 차세대 의약품을 생산하기 위한 세종 공장을 2018년 말부터 짓기 시작해 지난해 12월 준공했다.
공장 건립에는 270억 원가량이 소요된 것으로 파악된다.
신공장이 세워진 지 약 1년 만에 새로운 투자가 계획되고 있는 셈이다.
최 대표는 한국비엔씨 매출을 2022년 500억 원, 2025년 1천억 원으로 늘려간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매출 1천억 원의 꿈’은 펩타이드의약품 등 차세대 의약품 관련 투자와 연구개발이 얼마나 순조롭게 추진되는지에 달렸다고 볼 수 있다.
한국비엔씨 매출은 2017년 150억 원, 2018년 167억 원, 2019년 177억 원 등으로 꾸준히 증가해 지난해 194억 원에 이르렀다.
▲ 한국비엔씨 세종 공장.
올해는 3분기 누적기준으로 이미 매출 182억 원을 달성해 처음으로 연간 매출 200억 원을 달성할 가능성이 짙어졌다. 다만 최 대표가 목표로 잡은 수준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멀다.
한국비엔씨는 2007년 설립된 코스닥 상장기업으로 필러와 창상피복재 등 의료기기 쪽에서 매출 대부분을 내고 있다. 현재는 의약품 쪽으로 사업 다변화가 추진되는 중이다.
한국비엔씨는 펩타이드의약품 이외에도 보툴리눔톡신, 간질환 치료제, 이중턱지방제거 전문의약품, 어깨·관절 통증 차단 주사제 등을 개발하고 있다.
올해 초에는 대만 제약사 골든바이오테크놀로지와 코로나19 치료제 안트로퀴노놀에 관한 기술이전 계약을 맺어 한국, 러시아, 우크라이나, 터키 등 4개 국가에서 독점 제조판매 권리를 확보하기도 했다.
안트로퀴노놀은 현재 미국에서 임상2상이 진행되고 있다. 임상이 끝나면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긴급사용 승인 등 상용화 절차를 밟을 것으로 예정됐다.
최 대표는 한국비엔씨 최고경영자이자 최대주주로 지분 25.28%를 보유하고 있다. 1958년 태어나 서강대 생물학과를 졸업한 뒤 CJ제일제당 제약사업부, 인바이오넷 등 제약바이오기업에서 경력을 쌓았다.
한국비엔씨의 보툴리눔톡신 관련 협력사인 한국비엠아이에서 대표를 맡은 적도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한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