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찬 기자 cyc0111@businesspost.co.kr2021-11-25 17:25:49
확대축소
공유하기
우버와 티맵모빌리티가 합작해 세운 택시호출서비스업체 우티(UT)가 최근 우버앱과 통합한 우티앱을 출시한 뒤 앱 사용이 불편하고 서비스가 원활하지 않다는 고객불만이 늘고 있다.
우티로서는 이용자를 빨리 늘려 시장점유율 90%가량을 차지한 카카오모빌리티를 추격해 국내시장에 안착해야 하는 만큼 고객의 불만을 해소하고 앱 사용 편의성을 높이는 데 집중하는 일이 다급해졌다.
▲ 우티(UT) 로고.
25일 구글플레이에 따르면 고객이 이용하는 우티앱의 평점은 2.2, 택시기사가 이용하는 ‘우티 기사용’앱의 평점은 3.1에 불과하다.
카카오모빌리티가 서비스하는 카카오T앱의 평점은 3.3, 택시기사용 카카오T앱의 평점은 4.2인 것과 비교하면 우티앱은 고객과 택시기사로부터 호응을 받지 못하는 셈이다.
현재 구글플레이에 올라온 우티앱 사용후기를 보면 앱 사용이 불편하다는 평가가 많다.
‘택시 호출과 동시에 예상금액이 결제된다’, ‘현장결제가 되지 않는 데다 가맹택시인 우티택시 배차에 시간이 오래 걸린다’, ‘앱이 통합되기 전이 더 편하다. 다시 카카오T로 갈아타겠다’ 등이 올라와 있다.
모빌리티업계에서는 우티가 국내 고객성향에 맞춰 우티앱을 개선해 나가겠지만 우티앱의 사용자인터페이스(UI)를 획기적으로 바꾸지는 않을 것이라는 시선이 많다.
우버는 2013년부터 글로벌에서 경쟁력을 보인 승차공유서비스, 카풀서비스, 음식배달서비스 등을 국내에 도입해 왔지만 큰 성과를 내지 못한 적이 있다.
이때마다 우버는 미국, 유럽, 일본 등에서 성공한 경험을 그대로 국내에 이식해 국내 고객의 수요를 파악하기보다는 글로벌사업방식만을 앞세웠다는 비판을 받았다.
우버는 사용자 인터페이스(UI)와 사용자경험(UX)에서 국내 고객이 원하는 바를 충족하지 못한 셈인데 이번 우티앱의 사용환경도 국내 고객과 택시기사에 익숙하지 않은 기존 우버앱과 유사하다는 평가가 많다.
우티의 지분율을 살펴보면 우버가 51%, 티맵모빌리티가 49%를 보유하고 있다. 우버 한국 총괄을 지낸 톰 화이트가 우티 최고경영자(CEO)를 맡고 있어 우버의 글로벌사업전략이 우티앱에서도 그대로 반영될 공산이 크다.
화이트 우티 최고경영자는 1일 통합 우티앱을 선보이는 기자간담회에서 우티앱은 국내와 해외에서 호환할 수 있어 글로벌 경쟁력을 보인다는 점을 들었다.
화이트 최고경영자는 “코로나19가 진정되면 해외여행이 자유로워지는데 우티앱은 해외도시 1만 곳에서 그대로 이용할 수 있다”며 “한국에 방문한 글로벌 관광객도 이 앱을 이용하게 된다”고 말했다.
우티는 최근 국내 이용자들의 불만에 귀를 기울이면서도 인터페이스를 크게 바꾸지 않는 선에서 고객편의성을 높일 방안을 찾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우티 관계자는 우티앱의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개선할 방안을 놓고 “특별히 드릴 말씀이 없다”고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우티는 15일부터 전국 주요도시에서 택시기사를 포함한 운수종사자를 상대로 우티앱 설명회를 열고 사용법을 교육하고 있다.
또 가맹택시인 우티택시를 지속적으로 확보하고 있어 우티택시배차 시간이 길다는 문제도 점차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우티는 현재 우티택시 1200대를 확보하고 있는데 이를 올해 안에 1만 대로 늘리고 2022년에는 1만 대 이상을 추가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우티택시를 2만대로 늘리겠다는 것이다.
우티는 25일 국토교통부로부터 가맹택시에 사전확정요금제를 도입하는 사업계획도 인가받았다.
사전확정요금제란 고객이 택시를 호출할 때 예상 주행경로에 따라 사전에 요금을 제시하고 운행이 종료한 이후 해당 요금을 부과하는 것이다.
이 요금제를 시행하면 현재 우티앱으로 택시호출서비스를 이용할 때 예상요금이 먼저 결제된 이후 도착하고 나서 나머지 정산이 이뤄지는 불편함이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11월 통합 우티앱 출시 이후 일일 사용자수(DAU)는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빅데이터 분석기업 아이지에이웍스에 따르면 통합 우티앱 출시 뒤 1~2일 우티의 하루 사용자 수(DAU)를 합하면 10만986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10월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6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12일 우티의 하루 사용자 수는 7만3111명까지 늘었다.
하지만 우티가 11월 한 달 동안 택시요금의 20~25%를 할인해 주는 행사를 진행한 영향일 뿐이며 앱을 사용하는 데 불편함이 계속된다면 사용자 수가 지속적으로 늘 것인지 의문이라는 시선이 많다.
통합 우티앱이 국내시장에 안착하는 데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것이다.
모빌리티업계 한 관계자는 “우티앱은 해외에서 택시서비스를 이용하거나 해외에서 국내를 방문한 사람들이 택시호출서비스를 이용할 때 경쟁력을 보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면서도 “고객과 택시기사 모두 기존 카카오T앱에 익숙해져 있기 때문에 우티앱 고객편의성을 개선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영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