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선거대책위원회(선대위) 자리를 내려놓고 4050 지지층 공략에 뛰어든다.
선대위가 제구실을 못한다는 지적에 대표 책임론까지 불거진 상황에 사실상 백의종군에 나선 것이다. 이번 난관을 극복하고 리더십을 재평가 받을 수 있을까?
▲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2일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대전환 선대위 4050본부 출범식에 참석해 축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
23일 민주당 내부에는
송영길 책임론과 관련해 상임선대위원장에서 물러날지 여부를 두고 전날에 이어 의견 충돌이 이어졌다.
선대위 공동상황실장을 맡고 있는 조응천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당헌당규상 당대표는 상임선대위원장직을 맡게 돼 있는 걸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조 의원은 "(상임선대위원장직을) 내려놓고 싶어도 내려놓을 수가 없다"며 "할 수 있는 것은 외부인사를 공동상임위원장으로 모셔오는 것이다"고 덧붙였다.
송 대표는 지난 21일 긴급 의원총회를 열어 당 쇄신의 모든 권한을
이재명 민주당 후보에게 위임한다는 결정을 내린 뒤 본인은 4050세대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튼날인 22일 당 선대위 회의에도 빠지고 '대전환선대위 4050본부 출범식'에만 참석했다.
송 대표는 4050본부 출범식에서 "저도 1963년 출생이라 아직 50대고
이재명 후보도 50대다"며 "5학년을 불태우기 위해 이번 선대위에서 열심히 뛰겠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송 대표의 행동을 두고 2030세대는 이 후보에게 맡기고 전통적 지지기반인 4050세대 결집에 힘쓰는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왔다.
연일 2030세대 공략에 집중하는 이 후보와 지지층을 분담해 효율적으로 지지기반을 다지겠다는 것이다.
송 대표는 22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송영길 책임론을 두고 "그런 사람은 거의 없다"고 일축했다.
그는 21일 긴급 의원총회가 만장일치로 결론을 내리지 않았느냐고 되묻기도 했다.
하지만 김한정 민주당 의원은 긴급 의원총회가 끝난 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당 대표는 의원들을 안 뛴다고 타박하고 10여분 일장 연설하고 선대위 전권을 후보에게 일임하겠다고 한다"며 "정작 자기 이야기는 없다"고 적었다.
그동안 당 선대위가 제구실을 못한 것은 당 지도부의 지도력 부재에서 비롯됐다는 시각이다.
김 의원은 "후보는 다 갈아엎고 다시 시작하자고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호소하고 의원들은 뛸 준비가 되어 있고 뛰고 싶다, 그런데 어떻게 하라는 이야기가 없어 답답해 한다"며 "당대표는 그럼 후보가 알아서 해보라고 이야기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송 대표가 그동안 이 후보를 돋보이게 하는 역할이 아닌 본인을 위한 정치를 했다는 지적까지 나왔다.
박용진 민주당 의원은 22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연출해야 할 사람들이 무대 위로 출연해서는 안 되고 자꾸 집중도를 떨어뜨리는 일들이 벌어져선 안 된다"고 말했다.
다만 송 대표의 2선 후퇴 가능성에는 선을 그었다.
박 의원은 "지도부가 2선 후퇴로 가게 되면 당의 조직력이나 장점을 제대로 살리지 못하는 결과로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재명 후보가 약속한 선대위 쇄신은 아직 밑그림조차 나오지 않았다.
핵심 컨트롤타워를 새롭게 구성해 기민하게 현안에 대응하게 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각 부문별 정책 개발 및 선거운동 단위가 병렬적으로 포진될 것이라는 관측이 민주당 내부에서 나온다.
이 과정에서 주도권은 송 대표 등 당 지도부가 아니라 이 후보의 직할부대가 맡게 될 가능성이 높다.
송 대표는 일단 4050세대 쪽에 집중하면서 발로 뛰면서 당 안팎에 모범을 보이기 위해 노력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 후보 쪽이 기존 당조직을 끌고 가는 과정에서 송 대표에게 일정한 역할을 요청할 가능성이 높다. 아무래도 당 대표로서 당내 기반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당이 돌아가야 당대표가 빛이 난다. 당은 대선국면에서 후보와 선대위를 중심으로 돌게 마련이다. 송 대표가 선대위 쇄신에 얼마나 기여하느냐가 그의 리더십 회복의 열쇠가 되는 셈이다.
송 대표는 22일 4050본부 출범식에서 "새롭게 선대위를 재구성하고 젊고 새로운 세력으로 나아가기 위해 여러가지를 결단했다"며 "저는 4050과 함께 새로운 미래세대로, 이 후보의 매타버스와 청년들과 함께 미래로 나가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서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