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석열 국민의힘 대통령선거 후보(가운데)가 11월22일 국회 당대표 회의실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세 사람이 내년 대통령선거에서 총괄 선거대책관리위원장(예정), 상임 선대위원장, 대선후보 직속 위원회 대표를 맡는다.
하지만 이들은 민주당이 아닌 국민의힘 선대위에 자리를 잡는다.
당적을 옮기는 것도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문제는 이유와 명분이다.
그래서 유권자들은 묻는다. 왜 거기 있는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는 22일 국민의힘 최고위원회의에서 김한길 전 민주당 대표를 위원장으로 한 대선후보 직속 새시대준비위원회 구성안을 안건을 상정했다. 김병준 전 자유한국당 비대위원장을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함께 상임 선대위원장으로 선임하는 안건도 함께 올렸다.
앞서 윤 후보는 전날 김종인 전 위원장과 김병준 전 위원장, 김한길 전 대표의 선대위 합류를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윤 후보는 이들의 선대위 합류의 이유를 '정권교체'로 제시했다. 김 전 위원장 등 세 사람의 육성은 들리지 않지만 이와 다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왜 정권교체를 하려 할까? 아니, 정권교체를 해서 어떤 세상을 만들려 할까?
이런 질문에 대한 대답은 잘 들리지 않는다.
특히 이미 보수적 정치관을 분명히 드러낸 윤 후보와 달리 다른 세 사람은 어떤 식으로든 민주당에서 요직을 지낸 인물들이다.
이들은 어떤 세상을 만들고 싶은 것일까?
물론 정당은 권력을 잡기 위해 뭉친 집단이다.
그런데 오직 권력만이 아니라 정치적 이상이라는 깃발을 들고 뭉친다. 명분, 이념, 세계관 모두 여기서는 비슷한 말이다.
이런 공동의 정치적 이상이 없이 오직 권력을 얻기 위해 뭉쳤다면 정당이 아니라 정치집단일 뿐이다. 전두환의 군부는 이렇게 뭉쳐 권력을 빼앗았다.
일각에서는 김종인 총괄 선대위원장, 김병준 상임 선대위원장, 김한길 새시대준비위원장의 조합을 '올드보이'의 귀환이라 혹평한다. 신선함이 떨어진다는 것인데 그보다 이들의 '정체성'을 더 문제 아닐까?
이들은 정권교체를 바라는 국민의 염원을 위해 몸을 던진다고 하겠지만 오직 권력과 자리가 있는 곳을 찾아 다니는 것으로 바라보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사마천은 '사기' 공자세가에서 공자를 상가지구(喪家之狗)라 했다. 뜻은 높으나 펼칠 곳을 찾지 못해 집을 읽은 개처럼 불쌍해 보였다고 한다.
이 세 사람도 뜻이 높지만 펼칠 곳을 찾지 못해 상가지구 신세였는지 모른다.
그러나 민주당에서 그 높은 자리에 있었던 이들이다. 그래서 지금은 남의 잔치상에 남은 먹을거리를 찾아다니는 상갓집의 개로 보는 사람들까지 있다.
다만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은 이날 선대위 인선안에서 빠졌다.
윤 후보는 22일 "김종인 위원장은 하루이틀 시간을 더 달라고 해서 본인이 최종적으로 결심하면 그때 (총괄 선대위원장 상정 안건을)올리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종인 전 위원장은 명분을 고민하는 게 아니라 선대위에서 더 많은 권력을 요구한다는 소리가 많다.
그는 박근혜 대선후보를 도우며 경제민주화를 명분으로 내걸었다. 이번 윤석열 선대위 합류에는 무엇을 명분으로 내세울까? [비즈니스포스트 김남형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