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새로 개발한 고성능 모바일D램을 갤럭시S22 시리즈 등 최신 스마트폰에 가장 먼저 적용하며 하드웨어 차별화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힘을 실을 것으로 전망된다.
경쟁사인 애플이 아이폰의 모바일프로세서 구동성능을 앞세워 하드웨어 측면의 우위를 강조하고 있는 만큼 삼성전자도 프리미엄 스마트폰의 성능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일이 중요해졌다.
▲ 이정배 삼성전자 DS부문 메모리사업부장 사장. |
12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업계 최고수준의 성능을 구현할 수 있는 LPDDR5X 규격 모바일D램 공급을 연말부터 글로벌 고객사들과 논의한다.
LPDDR5X D램은 데이터 전송속도를 기존 LPDDR5 규격보다 이론상 최대 30%, 전력효율을 20% 개선한 메모리반도체로 고성능 5G 스마트폰에 적용하기 적합한 제품으로 꼽힌다.
삼성전자가 내년 초 출시를 앞둔 갤럭시S22에 가장 먼저 탑재되며 상용화에 성공한 뒤 다른 스마트폰업체나 전장부품업체 등 여러 고객사에 공급될 것으로 전망된다.
전자전문매체 톰스가이드는 “LPDDR5X D램이 갤럭시S22의 성능 강화에 기여할 수 있다”며 “삼성전자가 반도체사업에서 혁신성과를 스마트폰 경쟁력 강화에 활용하는 셈”이라고 바라봤다.
삼성전자는 프리미엄 스마트폰에서 애플에 맞서 하드웨어 경쟁력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 갤럭시S22에 다양한 신기술 적용을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애플은 최근 자체적으로 개발한 아이폰용 모바일프로세서의 구동성능을 크게 높이는 데 성공하면서 삼성전자를 포함한 경쟁사들의 안드로이드 스마트폰과 격차를 벌리고 앞서나가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의 디스플레이와 카메라, 대용량 D램 등 하드웨어 경쟁력에서 애플에 장기간 우위를 차지하고 있었는데 이런 기술은 이제 대부분 상향평준화돼 차별화가 쉽지 않다.
애플이 자체 운영체제와 콘텐츠 생태계까지 차별화 요소로 앞세우고 있는 만큼 삼성전자가 갤럭시S22 시리즈로 경쟁에 대응하려면 새로운 무기를 앞세워야 한다는 부담이 커지고 있다.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에서 개발에 성공한 LPDDR5X D램이 스마트폰의 데이터 처리속도 등 체감성능을 높이고 배터리 사용시간도 늘릴 수 있는 기술인 만큼 잠재력을 인정받고 있다.
LPDDR5X D램은 삼성전자의 14나노 최신 미세공정을 활용해 스마트폰 기판에서 차지하는 공간을 최소화했고 단일 패키지로 64기가 용량까지 구현이 가능하기 때문에 활용성이 매우 크다.
삼성전자가 2018년 하반기에 개발한 LPDDR5 D램과 비교해 한 단계 더 발전한 기술로 꼽힌다.
삼성전자는 LPDDR5 D램을 2019년 내놓은 갤럭시S20 시리즈에 처음으로 적용했고 이를 통해 최대 16기가의 대용량 고성능 D램을 탑재한 스마트폰을 선보이며 하드웨어 경쟁력을 주목받았다.
5G통신 기반의 고성능 콘텐츠 구동에 적합하다는 장점을 마케팅에 적극 활용해 애플이 비슷한 시기 출시한 아이폰11에 맞서 삼성전자 프리미엄 스마트폰시장 점유율을 유지하는 데 기여했다.
갤럭시S22 시리즈도 이처럼 LPDDR5X D램의 성능 경쟁력을 인정받아 소비자들의 체감성능 강화에 기여한다면 아이폰13 시리즈와 판매경쟁에서 우위를 확보할 수 있다.
최근 출시되는 스마트폰용 메모리반도체는 모바일프로세서 등 다른 부품과 대부분 통합패키지로 탑재되기 때문에 충분한 호환 테스트와 성능 효율화 등 과정을 거쳐야 한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과 반도체사업부 사이 긴밀한 협력으로 최신 반도체를 빠르게 최적화해 상용화할 수 있다는 장점을 확보하고 있어 이를 스마트폰에 적용하는 시기를 앞당길 수 있다.
LPDDR5X D램은 향후 폴더블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노트북 등 다른 제품의 성능 강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앞세우는 폴더블 스마트폰의 가격이 대중화되고 생산 물량도 충분히 늘어날 때까지 기존 프리미엄 스마트폰시장에서 애플과 성능 경쟁을 지속해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LPDDR5X D램과 같은 반도체기술 혁신은 중요한 차별화요소로 자리잡을 수 있다.
다만 톰스가이드는 “LPDDR5X D램이 내년 2월로 예상되는 갤럭시S22 출시 때까지 충분히 준비되지 않을 수도 있다”며 “내년 하반기 폴더블 스마트폰에 처음 적용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이에 삼성전자 관계자는 “LPDDR5X D램은 고객사들과 협의를 거쳐 수요를 파악하는 단계에 있다”며 “이르면 내년 초부터 양산을 시작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