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안방보험그룹이 한국 보험시장에서 몸집을 불리고 있다.
안방보험그룹은 동양생명에 이어 한국알리안츠생명도 인수하게 됐다. 안방보험그룹이 장기적으로 두 회사를 합병해 한국에서 보험사업을 본격적으로 확대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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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샤오후이 중국 안방보험그룹 회장. |
6일 투자금융(IB)업계에 따르면 안방보험그룹은 최근 한국알리안츠생명에 대한 주식매매계약(SPA)을 독일 알리안츠그룹과 체결했다. 인수대상은 한국알리안츠생명의 지분 100%다. 인수가격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2천억~3천억 원으로 추정된다.
한국알리안츠생명은 지난해 기준으로 전체 자산 16조6510억 원을 보유한 업계 11위권 보험사다. 지난해에 순손실 873억 원을 내는 등 경영여건의 악화를 겪으면서 매물로 나왔다.
안방보험그룹은 조만간 금융위원회에 한국알리안츠생명의 대주주 변경 승인을 신청할 것으로 보인다. 안방보험그룹은 지난해 동양생명 지분 63.0%를 인수할 때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통과한 만큼 이번에도 큰 문제없이 한국알리안츠생명의 대주주로 승인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안방보험그룹은 동양생명과 한국알리안츠생명을 당분간 따로 운영할 것으로 알려졌다. 중복되는 사업과 인력을 줄이고 두 회사의 임금차이 등도 조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보험업계에서 안방보험그룹이 장기적으로 동양생명과 한국알리안츠생명을 합병해 한국 보험시장 진출을 본격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 보험사들은 일반적으로 한국의 영업노하우를 중국시장에 적용하기 위해 한국 보험사를 인수하려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안방보험그룹은 동양생명의 전체자산을 인수 전보다 10% 이상 늘리는 등 한국에서도 공격적인 영업에 나섰다.
안방보험그룹이 동양생명에 한국알리안츠생명을 합치면 전체 자산 39조2219억 원 규모의 대형 보험사를 보유하게 된다. 전체자산 기준으로 삼성생명, 한화생명, 교보생명, NH농협생명에 이어 5위에 오른다.
이병건 동부증권 연구원은 “동양생명은 올해 안방보험그룹의 자본력 지원을 필요로 하는 일시납 저축보험상품의 판매량을 늘리고 있다”며 “안방보험그룹이 한국알리안츠생명까지 인수하면서 한국 생명보험시장 점유율에 큰 변화가 생길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일시납 저축보험상품은 최저보증이율을 높게 책정하고 방카슈랑스 등 공격적 영업을 통해 판매된다. 매출을 단기간에 크게 늘리지만 자본건전성 지표인 지급여력(RBC)비율을 떨어뜨린다. 이 때문에 안방보험그룹이 올해 동양생명에 대규모 증자를 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안방보험그룹이 다른 국가를 공략하기 위한 기반으로 한국 보험시장에 공격적으로 투자하고 있다는 추측도 제기되고 있다.
보험업계의 한 관계자는 “안방보험그룹은 금융회사 해외진출을 장려하는 중국정부의 정책에 힘입어 해외 보험시장으로 계속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며 “안방보험그룹이 한국 보험시장에서 사업의 토대를 쌓아 일본 등으로 진출할 가능성을 점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안방보험그룹이 막강한 자본력을 기반으로 한국에서 추가 인수합병에 뛰어들 가능성도 높다. 안방보험그룹은 자기자본 619억 위안을 보유한 초대형 보험사다.
ING생명, PCA생명, KDB생명 등이 올해 인수합병시장에 매물로 나올 것으로 예측된다. 국내 보험사들은 국제회계기준(IFRS4) 2단계 도입 준비에 따른 자금부담 등으로 인수합병에 나설 가능성이 낮다고 예상된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