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홍준표 유승민 원희룡 감정 섞인 말 거칠어져, 원팀 되기 불안

▲ (왼쪽부터) 윤석열 전 검찰총장,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 유승민 전 의원,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이 10월27일 강원도 춘천시 G1강원민방에서 열린 강원지역 합동토론회 시작에 앞서 함께 주먹을 들어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대통령선거후보 경선이 막바지에 이르면서 과열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경선후보들 사이 갈등이 깊어지면서 경선 이후 이를 수습하기가 쉽지 않아 국민의힘의 대선전략에도 악영향을 줄 가능성이 제기된다.

29일 국민의힘 안팎의 말을 종합하면 경선후보 사이 신경전이 감정싸움으로까지 번지면서 최종 대선후보 선출 이후 이른바 원팀을 구성하는데 쉽지 않을 수 있다는 시선이 나온다.

더불어민주당도 이재명 대선후보와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 사이 네거티브 공방전이 과열돼 경선 이후에도 이 후보가 원팀을 구성하는데 한동안 애를 먹었다. 

앞서 28일 김두관 박용진 의원이 공동선대위원장으로 합류하면서 민주당 경선후보들이 모두 참여하는 원팀 구성이 마무리됐다. 이 후보가 지난 10일 민주당 대선후보로 선출된 지난 이후 18일 만이다.

국민의힘은 이준석 대표가 힘겹게 당을 이끌어 가는 상황에서 중재를 맡길 마땅한 인사도 없는 상황이라 경선이 끝난 뒤 후유증이 민주당보다 심각할 수 있다는 우려까지 당내 안팎에서 나온다.

김승수 박형수 최승재 최형두 의원 등 35명의 국민의힘 초선 의원은 28일 성명서를 내 "최근 우리 당 대선 경선 과정에서 벌어지고 있는 후보자들 사이 공격과 비방이 도를 넘어 감정싸움으로 번지고 있다"며 "부디 대선후보로서 품격을 한 단계 더 높여 정권교체가 확실하게 이뤄질 수 있다는 희망을 국민 모두에게 보여달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 25일 열린 충청권 TV토론회에서 이들 예비후보들은 내부공격을 자제하고 이재명 후보 쪽에 화력을 집중하면서 국민의힘 대선주자 사이 신경전이 사그러드나 싶었다.

하지만 27일 열린 강원권 TV토론회에서 각 후보들은 감정적 언어까지 사용하며 충돌했다. 선두싸움을 벌이고 있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홍준표 의원 사이의 격돌은 아슬아슬할 정도였다.

홍 의원은 강원권 TV토론회에서 고위공직자수사처의 고발청구 의혹 수사가 부당하다는 윤 전 총장에게 "참 딱하다 여긴 대선 토론장이며 정책 토론을 하기 위한 곳"이라며 "본인이 수사할 땐 정당한 수사고 본인이 수사 당할 땐 정치공작이라고 하나"라고 쏘아붙이기도 했다.

윤 전 총장이 "홍 후보와 가까이 근무하다 떠나는 사람들이 많다"며 "왜 홍 후보 주변에는 배신자가 그렇게 많은가"라고 정면으로 리더십에 의문을 제기했다.

이에 홍 의원은 "윤 후보 진영에 가 있는 분들은 구태 기득권 정치의 전형"이라고 맞받아쳤다.

홍 의원은 28일 기자들과 만나 "윤석열 캠프에는 파리떼가 들끓는다"며 "파리떼는 부패한 곳에만 들끓는다"고 말하며 윤 전 총장 캠프를 싸잡아 비난했다. 27일 TV토론회에서 벌어진 리더십 공방의 연장선이다.

윤 전 총장 지지를 선언한 하태경 의원과 홍 의원 사이에도 날선 말이 오갔다.

하 의원이 28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홍준표 캠프의 공개 구애가 있었다"고 하자 홍 의원 측은 "주사파 출신 정치인은 영입대상은 아니다"고 반격했다.

이에 하 의원은 다시 페이스북에 "주사파 끊은 지 30년 됐다"며 "술 먹고 주사 부리는 주사파는 홍 후보 본인"이라고 되받아쳤다.

홍 의원과 원희룡 전 제주지사 사이에도 설전이 오갔다.

홍 의원은 강원지역 TV토론회에서 '탄소세를 걷을 것이냐'는 원 전 지사 질문에 "원 후보의 정책을 먼저 밝히라"며 언쟁을 벌였다. 그 뒤 페이스북에 "야비한 방법으로 질문해 상대방을 골탕 먹이는 짓을 한다면 계속 무시하고 답변하지 않을 생각"이라고 적었다.

이에 원 전 지사는 "국민의 삶과 국가 현안에 대해 관심도 없고 준비도 안 돼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뻔뻔한 적반하장식 토론 태도"라며 홍 의원을 비판했다. 

각 후보의 지지자들 사이에서 물리적 충돌이 일어나기도 했다. 강원지역 TV토론회에 앞서 유 전 의원 지지자들과 윤 전 총장 지지자들 사이 고성과 욕설이 오가고 몸싸움이 벌어져 경찰이 출동하는 사태까지 이어졌다. 

정치평론가인 최진봉 성공회대 교수는 최근 YTN뉴스에 출연해 "다음 주부터 투표가 시작돼 거의 막판에 있다고 볼 수 있다"며 "어떻게 해서든지 지지층을 결집시키고 새로운 지지층을 끌어들여야 되는 상황이 되다 보니까 서로 공격의 수위가 높아지는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11월1일부터 당원투표를, 11월3일부터는 일반 여론조사를 실시해 11월5일 최종 후보를 발표한다. 당원투표와 여론조사 비율은 50대50이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남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