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선거관리위원회는 이날 오전 대선후보 선출을 위한 본경선 여론조사 문항을 의결했다.
1대1 가상대결 구도를 모두 불러준 뒤 누가 가장 경쟁력 있는 후보인지 한 차례만 묻는 방식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사실상 4지선다형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여론조사 방식이 알려지면서 단기필마로 경선에 나선 홍 의원이 윤 전 총장과 '반반싸움'을 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됐다는 평가가 나왔다.
경선 여론조사 항목이 윤 전 총장 측에서 주장한 1대1 가상 양자대결 방식으로 결정됐다면 홍 의원으로서는 경선 승리를 기대하기 어렵지 않겠냐는 얘기가 있었다.
윤 전 총장은 매머드급 선거 캠프를 꾸려놨기에 조직력을 활용해 당원투표에서 크게 앞설 뿐만 아니라 여론조사에서도 홍 의원을 살짝 앞서거나 크게 뒤쳐지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홍 의원 쪽은 윤 전 총장에게 뒤지고 있는 당심도 지지율 상승세를 타고 있는 민심의 흐름을 따라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홍 의원 캠프의 공동선대위원장인 이언주 전 의원은 이날 BBS라디오 '박경수의 아침저널'에 출연해 "당심이라는 것이 여론과 따로 가는 것은 아니다"며 "지금의 추세, 본선 경쟁력 등을 봤을 때 당원들도 일반 국민의 지지로 상승세에 있는 후보로 결국에는 수렴해 가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홍 의원은 최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선거후보와 벌이는 가상 양자대결에서 윤 전 총장보다 더 강한 면모를 보이고 있다. 윤 전 총장의 지지율이 각종 의혹에도 굳건하다가 전두환 옹호발언과 '개 사과' 논란 등의 영향으로 흔들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코리아리서치가 MBC의뢰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이 후보와 홍 의원이 맞붙었을 때 지지율은 이 후보 38.6%, 홍 의원 43.7%로 홍 의원이 5.1%포인트 앞섰다. 이 후보와 윤 전 총장의 가상대결에서는 이 후보 42.7%, 윤 전 총장 38.7%로 집계됐다. 윤 전 총장이 4.0%포인트 뒤졌다. 이 조사는 23~24일 전국 성인 남녀 1003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오차범위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여론조사의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홍 의원은 이전과 달리 부드러운 모습을 보이는 것도 본선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전략이라는 시선이 있다.
홍 의원은 전날(25일) TV토론회에서 공매도 폐지 공약과 관련해 집중공격을 받았다.
유승민 전 의원이 "공매도 제도를 완전 폐지하면 예상치 못한 부작용 때문에 우리 투자자들에게 더 큰 피해가 갈 수 있다"며 "이 때 누가 책임을 지는가"라고 몰아세웠다. 홍 의원은 이에 "유 후보가 경제 전문가로 정통하니까 다시 돌아가 참모들하고 생각을 해보겠다"고 받아 넘겼다.
홍 의원은 대장동 의혹과 관련해 '누가 더 잘 공격할 것 같으냐'는 원희룡 전 제주지사의 질문에 "원 지사가 저보다는 좀 더 잘 할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윤 전 총장이 최근 유정복 전 인천시장, 김태호 의원, 심재철 전 미래통합당 원내대표, 박진 의원 등 당내 중진들을 공동선대위원장으로 영입하며 캠프 몸집을 더욱 불리고 있어 홍 의원으로서는 고심이 클 것으로 보인다.
윤 전 총장 캠프에 현직 국회의원과 원외 당협위원장들이 대거 결합함에 따라 이들이 조직표를 대규모로 끌어올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홍 의원은 최근 이언주 전 의원과 최재형 전 감사원장을 영입하며 확장전략을 펴고 있지만 윤 전 총장에 비해 당내 세력에서 크게 밀린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남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