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석현 SK해운 사장이 이달 중 자회사인 SK B&T 지분 일부를 팔아 자금 유동성 확보에 나선다. SK해운은 해운사 중 유일하게 신용등급 A등급을 유지하고 있지만 최근 재무건전성 문제가 불거졌다. 백 사장이 자회사 지분 매각으로 자금을 마련해 시장 우려를 잠재울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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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석현 SK해운 사장 |
SK해운이 자회사인 SK B&T 지분 일부를 산업은행PE와 사모펀드인 도미누스에 8100만 달러(약 824억 원)에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17일 밝혔다. SK B&T는 해상 급유 업체로 SK해운이 100% 지분을 보유한 회사다. SK해운은 SK B&T 지분 중 45%를 매각하고 399만 9999주를 산업은행에 추가적으로 신탁하기로 계약함에 따라 SK B&T 지분 4000만 1주(50%)를 보유하게 된다.
SK해운이 SK B&T 지분 일부를 매각한 것은 자금유동성 문제에 대비하기 위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SK 해운은 적자규모가 커지면서 부분자본잠식 상태에 빠져있다. SK해운(자본금6250억 원)은 지난해 말 기준 자본잠식비율이 62%로 3900억 원의 자본금이 줄었다.
SK해운이 재무건전성 위기를 겪고 있는 이유는 해운업계 불황으로 수익이 줄고 차입금이 큰 폭으로 늘어났기 때문인 것으로 업계는 분석했다. SK 해운이 지난해 입은 손실은 760억 원으로 2012년(840억 원)에 이어 두 번째로 큰 규모다. 지난해까지 누적된 적자는 1062억 원에 이른다.
SK해운은 올해 1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하면서 위기를 벗어날 것으로 보였으나 그 동안 쌓인 적자규모가 너무 커 자본잠식비율을 줄이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이에 따라 신용평가기관이 재무건전성 악화를 이유로 SK해운에 대한 신용등급을 강등할 것이란 예상이 나왔다.
백석현 사장은 SK해운의 현재 재무상태로는 A등급 유지가 힘들 것으로 판단하고 재무구조를 개선하는 데 힘을 쏟아왔다. 지난해 11월에는 벌크선 2척을 미국 선사 발틱트레이딩에 매각했다. 또한 지난 4월에는 사모사채를 발행해 300억 원을 조달하기도 했다.
그러나 백 사장의 이런 자구 노력이 성공할 수 있을지 업계의 전망은 부정적이다. 해운업의 불황이 심한 만큼 유동 자금 확보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증권가의 한 애널리스트는 "SK해운은 이미 자본잠식이 심한 상태라 획기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는 한 신용등급을 유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