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석유화학이 아시아나항공 주주총회에서 아시아나항공 경영을 조목조목 비판했다.
금호석유화학은 아시아나항공의 2대 주주로서 경영부실과 사내이사 재선임 문제 등을 지적했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과 박찬구 금호석유화학그룹 회장의 형제갈등이 아직 여전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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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삼구(왼쪽)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과 박찬구 금호석유화학그룹 회장. |
금호석유화학은 28일 열린 아시아나항공 주주총회에서 대리인인 신필종 법무법인 기연 변호사를 통해 아시아나항공의 경영상황을 신랄하게 비판했다.
금호석유화학은 아시아나항공 지분을 12% 보유하고 있다. 금호산업(30%)에 이어 2대 주주다.
신 변호사는 재무제표 승인 건에서 “당기순손실이 별도기준으로 600억 원 이상 증가해 한해 적자가 무려 1500억 원에 이른다”며 “이에 따라 자본금의 30% 정도인 3천억 원 이상의 자본잠식이 발생했고 매년 자본잠식 상태가 심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신 변호사는 “영업이익도 급감해 별도 기준으로 고작 93억 원에 불과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실적 공시에 따르면 메르스(유럽호흡기증후군)와 유럽 테러에 따른 외부환경 악화를 원인으로 적시했던데 너무 안이한 상황인식이 아닌가 우려된다”며 “매출 감소폭은 10%도 안되는데 영업이익은 4분의 1로 줄고 순손실은 2배 가까이 증가했다”고 꼬집었다.
신 변호사는 “금호산업을 포함한 관계회사들과 매입거래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데 왜 이렇게 매입거래가 계속 증가하고 있는지 설명해 달라”며 “판매관리비 가운데 지급수수료 금액이 매우 큰데 지급수수료의 구체적인 내역은 무엇이고 왜 이렇게 금액과 비중이 높은지 설명해 달라”고 따졌다.
신 변호사는 서재환 금호아시아나그룹 전략경영실 사장의 아시아나항공 사내이사 재선임 건에도 반대했다.
신 변호사는 “서재환 후보는 현재 금호아시아나그룹 전략경영실 사장이자 금호산업의 상근이사인데 이런 분이 아시아나항공의 상근이사로서 아시아나항공의 업무에만 전념하기를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는 “일반 직원을 대상으로 구조조정까지 추진할 정도로 재무상황이 악화된 마당에 여러 곳에 겸직하는 분을 상근이사로 선임하는 것은 더 더욱 적절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신 변호사는 “특히 항공과 관계회사들의 거래가 많은 상황에서 그룹 전략경영실 사장이자 금호산업 상근이사인 서재환 후보가 오로지 항공의 이익을 위해 경영에 전념할 수 있을지 매우 우려스럽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김수천 아시아나항공 사장은 주총에서 “지난해 이윤을 창출하지 못한 점에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올해 반드시 누적 부진을 극복하고 주주 등 이해관계자들의 이익과 편의를 증진해 기업으로서 책임과 역할을 다하도록 혼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아시아나항공은 금호석유화학의 반대에도 다른 주주들의 동의를 바탕으로 이사 선임건, 정관 일부 변경건, 이사 보수한도 승인건 등을 원안대로 승인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