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원석 BC카드 대표이사 사장이 마이데이터사업 진출을 앞두고 자체 카드 발급을 서두르고 있다. 

최 사장은 자체 카드 발급을 통해 데이터를 다각화해 마이데이터사업에 포석을 두려는 것으로 보인다.  
 
BC카드 자체카드 발급에 속도붙여, 최원석 마이데이터 성공 위한 포석

최원석 BC카드 대표이사 사장.


6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BC카드가 올해 안에 추가로 1~2개의 자체 카드를 선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최 사장은 올해 하반기 들어 자체 신용카드 4가지를 출시했다. 올해 안에 자체 카드를 추가로 시장에 내놓게 되면 한달에 1개 꼴로 신상 카드를 선보이는 셈이다.

애초 BC카드는 다른 카드사들의 카드결제 프로세싱을 맡아 와 자체 카드 발급에는 소극적이었다. 그나마 출시됐던 자체 카드도 일반소비자 용도가 아닌 임직원 대상 신용카드로 발급된 것이다.

최 사장은 올해 초 취임하며 카드결제 프로세싱사업에 치중된 BC카드의 사업체질을 개선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는 만큼 자체 카드 발급이 수익 다각화 측면에서 의아한 선택은 아니다.

다만 수익 다각화 측면만 고려한다면 자체 카드 발급을 너무 서두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자체 카드 발급을 통한 수익은 카드결제에 따른 수수료 수익과 카드론 등 대출에 따른 이자수익으로 나눌 수 있다. 

카드결제 수수료는 이미 거의 0% 수준에서 이뤄지고 있어 다른 카드사들도 수익을 내지 못하는 부분이다. 이에 더해 정부가 올해 결제수수료를 재산정하는 과정에서 코로나19 등을 고려해 수수료룰 더 낮출 공산이 크다.

카드시장 자체도 이미 포화상태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2020년 말 기준 신용카드 발급 수는 1억1372만8천 개에 이른다. 경제활동인구 1인당 신용카드 3.9개를 보유하고 있다.

최근 다른 카드사들이 수익을 거둬들이고 있는 카드론 등 대출사업을 노리고 있다면 자체 카드를 여럿 선보이기 위해 서두를 필요가 적어 보인다. 카드론은 신용카드사별 통합한도로 관리된다.

BC카드가 자체 카드 발급을 서두르는 것은 마이데이터사업에 앞서 고객 확보, 데이터 다각화 등에 활용하려는 포석으로 보인다.  

앞으로 3개월 뒤인 2022년 1월 마이데이터사업이 본격 시행된다. 마이데이터사업이 시행되면 금융사들은 개인정보 주체의 동의 하에 다양한 맞춤형 금융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마이데이터사업 시행 이후 다양한 맞춤형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데이터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맞춤형 금융서비스 제공을 위한 데이터 분석툴을 만들기 위해서는 보유한 과거 데이터가 많을수록 유리하기 때문이다. 

BC카드는 카드사들의 결제를 대행해주는 카드결제 프로세싱사업을 진행해 왔던 만큼 카드사 가운데서도 결제데이터가 많은 편에 속한다. 다만 그동안 자체 카드 발급에 소극적이었던 만큼 카드론 등 금융데이터는 부족할 수 있다.  
 
최 사장은 BC카드를 데이터기업으로 전환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디지털기업 전환의 시발점이 될 마이데이터사업 성공이 더 중요할 수 밖에 없다. 

데이터사업은 최 사장이 가장 자신있어 하는 분야이기도 하다. 2011년부터 금융정보 제공기업인 에프앤자산평가를 이끌며 에프앤프라이싱 등 데이터를 활용한 사업모델을 업계 최초로 선보였다.

최 사장은 올해 3월 BC카드 사장에 내정된 뒤 "마이데이터시대에 BC카드의 폭넓은 결제·커머스·금융 인프라와 KT그룹의 앞선 인공지능·빅데이터 역량을 결합해 소비자 위주의 차별화된 결제·소비·금융 플랫폼을 구축해 시장을 주도하겠다"고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종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