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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24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유승민, 이재오 의원의 지역구에 대해 당대표 직인을 찍지 않겠다고 선언하고 있다. |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청와대에 반기를 들었다.
김 대표는 유승민, 이재오 등 비박계 의원들 대신 이른바 ‘진박(진실한 친박)’ 의원들이 공천을 받은 선거구 5곳에 대해 당대표 직인 날인을 거부하고 지역구인 부산 영도로 내려갔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24일 모두 5곳의 지역구에 대한 공천을 승인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김 대표가 무공천하겠다고 밝힌 선거구는 서울 은평을, 서울 송파을, 대구 동구을, 대구동구갑, 대구달성군 등 5곳이다.
이 선거구들은 이른바 ‘진박’이라고 불리는 후보들이 새누리당 공천관리위원회로부터 공천결정을 받은 곳이다.
대구 동구을은 유승민 의원 대신 이재만 전 대구 동구청장이, 서울 은평을은 이재오 의원 대신 유재길 새은평미래연대 대표가 공천을 받았다.
김 대표는 “잘못된 공천을 최소한이나마 바로잡아 국민에게 용서를 구하는 것이 최선의 길이라 생각한다”며 “이 길이 새누리당과 박근혜 정부의 성공을 위한 유일한 길”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후보자 등록이 끝나는 25일까지 최고위원회의를 개최하지 않겠다”며 당대표 직인을 들고 부산으로 내려갔다.
법적으로 총선에서 당 후보로 등록하려면 후보자등록 신청서에 당대표 직인이 찍혀있어야 한다. 이번 총선에서 무소속 후보로 출마하려면 23일까지 탈당해야 한다.
이른바 '진박' 후보들이 김 대표의 당대표 직인 날인을 받지 못하면 이번 총선에 출마가 불가능해진다.
유승민 의원과 이재오 의원은 23일 탈당했다. 두 사람은 새누리당 후보없이 각각 지역구에서 총선을 치를 가능성이 높아졌다.
친박계 최고위원들은 ‘정치 쿠데타’라며 크게 반발하고 있다.
원유철 원내대표 등 최고위원 6명은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열었다. 원 원내대표는 김 대표가 없을 경우 권한대행을 맡을 수 있는 2인자다.
그러나 원 원내대표는 의장 자격이 없어 이 회의의 법적효력은 없다.
새누리당 당헌당규상 원내대표가 당 대표를 대신에 권한대행이 나설 수 있는 때는 당 대표가 사고를 당하거나 해외 출장 등의 명백한 이유가 있어야 한다.
김 대표가 최고위 소집을 거부한 17일에도 친박계 최고위원들은 최고위를 개최하려 했으나 원 원내대표의 의장 자격이 문제돼 간담회 형식으로 모일 수 밖에 없었다.
회의가 끝난 뒤 원 원내대표는 김 대표를 설득하기 위해 부산으로 급히 내려갔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승용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