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화권 금융자본이 국내 보험사 인수전에 대거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중화권 금융자본은 중국 보험시장을 본격 공략하기 전에 한국의 보험시장을 시험대로 활용하려는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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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샤오후이 안방보험그룹 회장. |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알리안츠생명 한국법인 매각 본입찰에 중국 안방보험그룹, IBK투자증권 프라이빗에쿼티(PE), 홍콩계 사모펀드(PEF)인 JD캐피탈 등 3곳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IBK투자증권 프라이빗에쿼티는 중국의 공기업을 출자자로 유치하고 중국계 금융그룹의 계열 자산운용사와 함께 자금을 운용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실상 중화권 금융자본 3곳이 알리안츠생명 인수전에서 격돌하고 있는 셈이다.
알리안츠생명에 이어 ING생명, PCA생명, KDB생명 등이 올해 경영권 매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중소형 보험사 가운데 추가 매물이 나올 가능성도 있다.
중국 안방보험그룹은 한국의 보험사를 인수할 유력후보로 꼽힌다. 안방보험그룹은 지난해 인수한 동양생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보험사를 물색하고 있다.
중국 핑안보험그룹, 푸싱그룹, 중신그룹(시틱그룹) 등도 한국의 보험사 인수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이들은 지난달 금융위원회를 방문해 보험사 인수합병에 대한 인가정책 방향과 규제완화 등을 질문하는 등 적극적인 참가의사를 나타냈다.
국내 보험사들이 2020년부터 국제회계기준(IFRS4) 2단계를 적용받는 점도 중화권 금융자본의 국내 보험사인수 가능성을 높인다.
국내 대형보험사들은 강화된 자본건전성 규제에 대비해 자기자본 확충에 열중하고 있다. 이 때문에 막대한 자금력을 보유한 중화권 금융자본과 인수경쟁을 하기가 사실상 어렵다.
안방보험그룹은 전체 자산 125조 원을 보유한 대형 종합보험사다. 종합금융그룹인 핑안보험그룹은 전체 자산 약 673조 원을, 중신그룹은 약 764조 원을 소유하고 있다.
중화권 금융자본은 한국의 보험사를 인수해 급성장하고 있는 중국 보험시장 공략의 ‘리트머스지’로 삼을 것으로 보험업계는 바라본다.
중국 보험시장은 2020년에 690조 원 규모로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잠재적인 보험고객층인 60세 이상 인구도 2억 명에 이른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중화권 금융자본은 중국보다 상대적으로 선진화된 한국 보험시장에 먼저 상품을 출시한 뒤 성공 여부에 따라 중국 보험시장에 내놓을 것”이라며 “한국의 보험사가 보유한 마케팅과 리스크관리 노하우를 전수받아 중국 현지에서 적용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