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림그룹에 인수된 해운회사 팬오션이 브라질에서 4천억 원대 장기운송계약을 따냈다.
팬오션은 22일 브라질의 철광석 공급회사 발레(Vale)와 4187억 원 규모의 운송계약을 맺었다고 23일 밝혔다. 이번 계약의 규모는 지난해 팬오션 매출의 4분의 1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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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 |
팬오션은 브라질에서 철광석을 실어 중국과 말레이시아 등으로 운반하기로 했다. 계약기간은 10월1일부터 2036년까지 20년이다.
팬오션은 운송에 투입될 선박을 기존 선가에 비해 낮은 가격으로 매입해 발레에 합리적인 운임을 제시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팬오션은 선박 매입 과정에서 해양수산부의 협조를 받았다.
팬오션이 경매를 통해 사들인 선박은 현재 에너지효율설계지수(EEDI)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선박이지만 해양수산부가 이 기준 적용을 완화해준 덕분에 계약을 추진할 수 있었다.
에너지효율설계지수(EEDI)는 화물 1톤을 1해상마일(1.852㎞) 운반할 때 발생하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이다. 해양오염방지협약(MARPOL)에 따르면 국가 주관부서의 재량으로 이 기준을 완화할 수 있다.
팬오션 관계자는 “이번 계약은 하림그룹으로 편입된 뒤 팬오션이 영업력을 회복하고 있음을 알려주는 신호탄"이라며 "'세계 수준의 벌크선사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영업력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팬오션은 2013년 6월 기업회생절차에 돌입한 뒤 자산을 처분하고 운항 노선을 줄이는 등 자구책을 통해 재무구조를 개선했다.
팬오션은 2014년 흑자전환에 성공한 뒤 꾸준히 실적 개선을 이어가 지난해 7월 법정관리를 졸업했다.
하림그룹은 지난해 6월 팬오션을 인수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헌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