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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팀 쿡 애플 CEO가 21일 출시행사를 열고 신제품 '아이폰SE'를 공개했다. |
팀 쿡 애플 CEO가 리더십의 분기점에 서 있다.
애플은 올해 처음으로 아이폰 판매량이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는 등 향후 성장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팀 쿡은 4인치 화면의 중저가 아이폰SE를 내놓고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 대한 애플의 우위를 강조하며 아이폰 판매량을 늘리기 위한 정면승부를 걸었다.
아이폰SE의 흥행 여부가 애플에서 팀 쿡의 리더십을 굳건히 할지 혹은 리더십에 대한 불안을 확대할지 가르게 될 것으로 보인다.
◆ 경쟁사와 직접 비교, 정면대결 추진
외신을 종합하면 애플이 21일 아이폰SE 출시행사에서 아이폰이 안드로이드 스마트폰보다 우위에 있다는 점을 정면으로 강조하고 나섰다.
팀 쿡은 수요가 둔화하는 IT시장에서 경쟁사의 소비자층을 끌어와 애플의 성장을 추진하겠다는 공격적인 전략을 내놓은 것으로 풀이된다.
아이폰SE의 발표를 담당한 그레그 조스위악 부사장은 "아이폰SE는 스마트폰을 처음 구매하거나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을 사용하던 소비자들을 겨냥한 전략적 제품"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애플 제품을 처음 구매하는 사용자를 분석한 결과 이들이 아이폰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완성도, 앱 생태계에서 안드로이드에 비해 큰 매력을 느껴 제품을 구매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신규 사용자들의 경우 고가의 아이폰을 구매하기보다 낮은 가격의 4인치 아이폰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어 애플이 보급형 아이폰 라인업을 지속적으로 유지할 필요가 더욱 높아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애플은 아이폰SE를 399달러의 중저가에 출시했다. 그동안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 대해 아이폰의 약점으로 지적돼왔던 가격경쟁력을 높여 시장을 더 적극적으로 공략하려는 것이다.
팀 쿡은 그동안 아이폰으로 프리미엄 스마트폰시장에만 집중하며 수익성에 중점을 뒀다. 하지만 처음으로 공략 대상을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이 지배한 중저가 스마트폰시장으로 확대하는 공격적인 새 판매전략을 내놓은 것이다.
애플은 아이폰의 모바일 운영체제 iOS가 구글 안드로이드보다 업데이트 속도에서 확실한 우위에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애플은 지난해 아이폰6S와 같이 출시된 iOS9의 점유율이 전체 iOS 버전의 80%를 차지하는 반면 같은 시기 출시된 구글 마시멜로의 경우 점유율이 2%밖에 되지 않는다고 비교했다.
애플은 아이폰에 이어 애플TV, 애플워치 등 애플의 모든 플랫폼 기기가 수많은 전용 앱을 갖춰 경쟁사 제품에 비해 뛰어난 활용성을 갖추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태블릿PC인 아이패드의 경우 업무와 엔터테인먼트 등에서 활용할 수 있는 앱 생태계를 확보해 윈도PC와 정면대결할 수 있는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필립 쉴러 애플 부사장은 "전세계 대부분의 소비자들이 5년도 넘은 윈도PC를 사용하고 있다는 것은 비극적이기까지 한 일"이라며 "아이패드를 구매해 변화를 느껴야 한다"고 단언했다.
팀 쿡은 "애플은 항상 혁신을 지속하고 소비자에게 최고의 가치를 제공하기 위해 전진하고 있다"며 "전세계 10억 대 이상의 애플 사용자 기반을 더 확대해 시장에서 영향력을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 성장 정체 우려 씻을까
팀 쿡이 이전에 볼 수 없던 공격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은 최근 시장에서 계속 나오고 있는 애플의 성장정체에 대한 우려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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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애플의 4인치 화면 신제품 '아이폰SE'. |
애플은 아이폰 단일 상품의 판매량에 매출과 영업이익의 대부분을 의존하고 있어 스마트폰시장 둔화에서 가장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아이폰6S의 판매가 부진하며 이런 우려는 점차 현실화되고 있다.
팀 쿡은 아이폰의 판매부진을 만회할 해답으로 중저가 아이폰 출시를 통한 신흥시장 공략과 기존 아이폰 사용자들의 교체수요 확보를 꼽은 것으로 보인다.
애플은 아이폰SE의 출시시기 역시 삼성전자의 갤럭시S7과 LG전자 G5등 주요 경쟁사의 프리미엄 신제품 출시시기와 맞춰 프리미엄 제품과도 정면대결을 노리고 있다.
애플은 "4인치 아이폰 출시의 첫번째 이유는 소비자의 수요, 두번째 이유는 신규 스마트폰 사용자 공략"이라며 "4인치 제품의 인기가 아직 높은 만큼 판매량에 대한 기대도 크다"고 밝혔다.
아이패드 역시 시장 확대에 한계가 있던 만큼 기존의 윈도PC 사용자층을 적극 공략하는 것은 태블릿뿐만 아니라 PC의 수요를 대체하는 효과를 내 판매량을 늘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전자전문매체 긱와이어는 "애플은 안드로이드와 윈도 등 경쟁 운영체제에 정면으로 도전장을 내밀며 치열한 경쟁을 예고했다"며 "경쟁사의 추격을 뿌리치기 위해 직접 공격을 가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전자전문매체 더버지는 "애플의 이번 제품 출시는 팀 쿡의 리더십에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아이폰SE의 흥행 여부에 팀 쿡의 사업안목과 경영능력이 확실하게 증명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