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돈 한국가스기술공사 사장이 다가올 수소경제사회에 대비해 수소 생산에 필요한 암모니아 관련 사업을 새 성장동력으로 추진한다.
13일 가스기술공사에 따르면 수소 추출에 이용될 암모니아에 주목하며 암모니아 수출입 터미널 설계와 암모니아 유통 등을 준비하고 있다.
▲ 조용돈 한국가스기술공사 사장.
가스기술공사는 국내 천연가스 생산과 공급설비에 관한 유지보수를 주력사업으로 하는 공기업으로 가스 관련 설비에 관한 설계와 공사도 진행한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2030년 이후 국내 수소 생산능력의 한계 때문에 국내 수요의 10~50% 정도의 수소를 해외에서 들여와야 한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수소를 경제적으로 도입하는 방법의 하나로 암모니아를 이용한 수소 운반에 주목하고 있다.
암모니아는 질소와 수소가 결합한 분자구조로 되어 있어 암모니아를 분해하면 수소를 얻을 수 있다.
암모니아는 영하 34도에서 액체가 되기 때문에 영화 253도에서 액체가 되는 수소보다 저장과 운송이 쉽고 액화수소보다 단위 부피당 1.5~2배 가까이 저장할 수 있어 경제성이 높다.
현재 국내에는 인천, 여수, 울산 등 3곳의 암모니아 수출입 터미널이 존재하지만 앞으로 해외에서 수소 도입이 증가하면 암모니아 수출입 터미널도 점차 확대될 것으로 가스기술공사는 바라본다.
가스기술공사는 국내외에서 액화천연가스 터미널과 저장탱크를 설계하며 기술력을 쌓았기 때문에 암모니아 수출입 터미널과 저장탱크가 본격적으로 확대될 때 설계 수주 경쟁에서 앞서 나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가스기술공사는 이미 마다가스카르에서 3만3천KL 규모의 암모니아 터미널과 저장탱크를 설계한 경험이 있다.
가스기술공사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전남 등 몇몇 지역에서도 암모니아 수출입 터미널을 구축하려는 계획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아직 발주가 나오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조 사장은 전국에 위치한 가스기술공사 지사 14곳을 활용해 암모니아 유통사업 진출도 준비하고 암모니아를 통해 수소를 생산하는 기술 개발도 진행하고 있다.
암모니아 유통사업은 국내로 들여온 암모니아에서 수소를 추출해 수소충전소에 공급하는 것이다.
현재 가스기술공사는 롯데케미칼과 같은 기존 화학기업들과 협조체제를 구축하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가스기술공사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수소의 부족으로 암모니아를 수입해 분리하는 기술이 중요해질 것이다”며 “암모니아를 분리하는 기술은 아직 상용화된 것이 많이 없어 가스기술공사도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가스기술공사가 암모니아를 활용한 수소 관련 사업에 주목하는 것은 주력사업인 가스설비 정비사업이 한계에 이르렀기 때문이기도 하다.
가스기술공사는 그동안 천연가스 생산설비와 배관망 유지, 보수 등을 전담해 왔지만 국내 가스인프라가 사실상 완성되면서 더 이상 실적을 늘릴 수 없게 됐다.
반면 정부의 수소경제 활성화책에 따라 수소 관련 시장은 빠르게 커지고 있다. 정부는 2040년까지 수소차 620만 대를 보급하고 수소충전소를 1200곳까지 확대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조 사장은 최근 보도자료를 통해 “탄소중립사회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단일 에너지 기술 개발을 넘어 에너지 순환경제 및 시스템 전반에 고려가 필요한 때이며 특히 글로벌 차원의 에너지 패러다임의 전환을 위해 암모니아 생태계 구축을 앞장서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승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