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범석 롯데쇼핑 백화점사업부장(롯데백화점 대표)가 자연친화를 바탕으로 한 프리미엄아울렛을 열며 오프라인사업의 혁신을 가속화하고 있다.

황 대표는 체험과 휴식에 가치를 둔 아울렛으로 수익성을 높이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롯데백화점 이제는 아울렛 혁신, 황범석 자연친화 콘셉트로 반등 모색

황범석 롯데쇼핑 롯데백화점사업부장(롯데백화점 대표).


롯데백화점이 운영하는 수도권 최대 프리미엄 아울렛인 롯데몰 의왕점 ‘타임빌라스’가 8일 프리오픈(임시개장)을 했다.

정식개장은 10일에 이뤄진다.

타임빌라스는 ‘자연 속 휴식’이라는 콘셉트로 일반 아울렛과 차별화했다.

타임빌라스의 시그니처 공간인 글라스빌은 9300m² 규모의 야외 녹지공간에 투명한 유리온실이 연상되는 10개의 글라스 하우스가 자리 잡았다. 글라스 하우스 천장에는 유리 돔을 설치해 방문자들이 자연 채광을 느낄 수 있도록 했다.

기존 교외형 아울렛과 달리 날씨에 따라 건물 천장을 여닫을 수 있어 자연 요소를 늘리면서도 비, 폭염 등 날씨가 쇼핑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아울렛의 천편일률적 모습이던 거대한 저층 콘크리트 건물을 최소화하고 유리로 지은 식물원과 같은 글라스 하우스을 조성했다”며 “자연을 강조하면서 건폐율(대지면적 대비 건축면적 비율)은 절반으로 줄고 건축비는 두 배 늘었다”고 말했다.

황범석 대표는 타임빌라스를 가족들이 쉴 수 있는 공간으로 조성함으로써 서울, 경기도 등 광역권의 손님을 대거 유인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타임빌라스는 서울 강남과 잠실에서는 30분 거리에 있고 서울 사당과 경기 분당, 수원, 안양 등에서는 20분이면 도착할 수 있을 만큼 지리적 입지가 좋은 편이다.

황 대표는 타임빌라스를 시작으로 아울렛사업의 반등을 추진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현재 국내에서 가장 많은 22개의 아울렛 점포를 보유하고 있다. 현대백화점이 8개, 신세계가 4개의 아울렛 점포를 확보한 것과 비교하면 규모 측면에서는 압도적이다.

하지만 2020년 실적 측면에서는 롯데아울렛이 가장 부진했다.

롯데백화점은 2020년 아울렛사업에서 매출 3조 원가량을 거뒀는데 2019년보다 17% 정도 감소했다. 반면 같은 기간 신세계와 현대백화점 아울렛의 매출은 각각 9.3%, 4.1% 증가했다.

소규모의 일반형아울렛이 많았던 점이 코로나19에 큰 타격을 받았던 요인으로 분석된다. 롯데백화점은 신세계보다 늦은 2008년 처음 아울렛사업을 시작했는데 공격적으로 아울렛 매장을 출점한 탓에 대규모의 프리미엄 아울렛보다는 일반형 아울렛 점포가 많아졌다.

황 대표는 이제 아울렛사업도 무분별한 출점 확대보다는 체험이나 프리미엄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수정해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렛시장 규모는 꾸준히 성장세를 보이고 있으며 코로나19를 계기로 더 부각되고 있다.

야외에 위치해 있고 넓은 공간을 활용해 다양한 체험요소를 강화할 수 있는 아울렛이 오프라인 매장의 변화 방향을 제시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젊은층에서 명품을 사더라도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중요시하는 소비 형태가 나타나면서 아울렛을 찾는 사람들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코로나19 백신 접종에 속도가 붙으면서 소비심리가 회복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아울렛은 비용 대비 수익성도 좋은 사업이다. 백화점은 수도권과 도심 한가운데 위치해야 하는 특성상 임차료나 부지 매입 부담이 크지만 아울렛은 외곽지역에 짓는 만큼 비용 부담이 적다.

이진협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롯데백화점은 8월과 9월 연이어 동탄백화점과 의왕아울렛을 출점해 하반기에는 신규출점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며 “동탄백화점은 5천억 원, 의왕아울렛은 3천억 원 이상의 연매출을 낼 수 있을 것이다”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