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더불어민주당 안팎의 말을 종합해보면 정 전 총리는 충청권의 부진한 성적을 만회하기 위해서 분주하게 움직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이날 정오 자가격리를 끝내고 곧장 대구로 내려가 오후 TV토론회와 비공개 지지자 간담회에 참가한 뒤 8일 서울로 돌아와 언론 인터뷰 등을 진행했다. 9일에는 강원을 방문한다.
앞서 정 전 총리는 코로나19 밀접 접촉자로 분류돼 12일 동안 자가격리됐다. 이 때문에 첫 순회경선 자리에도 홀로 화상으로 참석할 수밖에 없었다. 득표율마저 한 자릿수(7.05%)에 그쳐 4위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6.81%)에게 바짝 쫓기게 됐다.
그는 전날(6일) 페이스북에서 “몸을 풀고 골인 지점을 향한 힘찬 발걸음에 가속도를 내겠다”며 “중요한 시기에 자가격리로 발목이 잡혀있었지만 이제 ‘정세균의 귀환’이 시작된다”고 말했다.
정 전 총리는 자가격리 동안 공약도 열심히 발표했다. 전날 유튜브 ‘정세균TV’에서 대구·경북 통합 신공항 건설과 구미 KTX역 신설, 대구 취수원 이전, 경북 모든 지역 무료버스사업 시행, 안동에 대학도시 건설 등 대구·경북을 위한 10개 공약을 내놨다.
여러 공약 가운데 이재명 경기지사의 고향인 안동에 플랫폼 대학을 중심으로 한 대학도시를 건설하겠다고 대목이 눈길을 끌었다. 그는 또한 이날 징병제와 모병제의 혼합과 방산 수출강국 등 외교와 안보, 통일에 관한 7대 공약도 내놨다.
하지만 현재 분위기로서는 정 전 총리가 3위를 쉽게 지켜낼 것이라 예측하기 쉽지 않다.
추 전 장관의 기세가 심상치 않기 때문이다. 현재 정 전 총리는 추 전 장관과 충청권 득표수를 놓고 보면 92표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추 전 장관은 ‘현역의원 0명’이라는 캠프 조직력 열세에도 불구하고 이런 성적을 낸 터라 정 전 총리로서는 더 위태로울 수밖에 없다.
특히 검찰개혁 등을 요구하는 강성 권리당원들이 추 전 장관을 굳건히 지지하고 있다는 점이 주목된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고발청부’ 의혹이 길어질수록 추 전 장관의 검찰개혁 투지가 빛을 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특히 윤 전 총장 캠프 인사들은 고발청부 의혹의 배후에 추 전 장관의 정치공작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는 거꾸로 추 전 장관을 향한 당내 지지를 북돋우는 구실을 한다.
추 전 장관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윤석열 캠프의 '추미애사단의 정치공작’이라는 주장을 놓고 “속내가 뻔한 물타기이자 물흐리기”라며 “내가 윤석열이나 김건희, 한동훈의 명예훼손이 걱정돼서 그 사람들의 명예 보호를 위해 나서야 할 동기가 전혀 없다. 손준성과 그런 모의 작당을 하기엔 아무런 친분과 개인적 관계가 없다”고 말했다.
게다가 다음 격전지는 추 전 장관의 고향인 대구에서 치러진다. 비록 규모는 11개 권역별 선거인단 가운데 제주에 이어 두 번째로 작은 지역이지만 추 전 장관이 이 지역에서 승기를 잡을 가능성이 벌써부터 점쳐진다.
추 전 장관이 3위를 굳힌다면 비록 1~2위와 격차는 크지만 새로운 정치적 미래를 꿈꿀 동력을 갖게 된다. 출마 당시 당내에서도 뜬금없다면서 의구심을 많았는데 당당히 3위권에 이름을 올리게 되는 것이다.
정 전 총리는 3위 자리까지 내준다면 경선을 중도에서 접을 가능성이 조심스레 나오고 있다. 국무총리 출신으로 장관 출신의 추 전 장관에게 밀린다면 자존심의 큰 상처를 입게 된다.
정 전 총리는 이날 오전 유튜브 ‘정세균TV’에서 이낙연 전 대표와 단일화 가능성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그런 가능성은 없다고 여러 번 얘기했다”며 경선 완주 의지를 다시 분명히 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성보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