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석용 LG생활건강 대표이사 부회장이 매출지역을 다변화하기 위해 미국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차석용 부회장은 글로벌 기업과 브랜드를 잇따라 인수함으로써 LG생활건강의 미국시장 진출에 힘을 쏟고 있다.
 
<a href='https://m.businesspost.co.kr/BP?command=mobile_view&num=282741'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 data-attr='MO_Article^EditorChoice^차석용'>차석용</a> LG생활건강 대표이사 부회장.

차석용 LG생활건강 대표이사 부회장.


5일 LG생활건강에 따르면 차 부회장은 중국 이외에 세계 최대 화장품시장인 미국 진출에 힘을 쏟으며 중국 의존도를 낮추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중국은 세계 2위의 화장품시장으로 LG생활건강의 해외사업 매출에서 49.4%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큰 지역이다.

차 부회장은 2020년 코로나19 사태로 국내 화장품업체들의 실적 부진에도 불구하고 중국에서 고급 화장품 브랜드 ‘후’, ‘숨’, ‘오휘’ 등을 앞세워 화장품사업 실적을 어느 정도 지켜냈다. 

하지만 2017년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도입에 따른 정치적 갈등이나 코로나19 등 이슈가 생길 때마다 중국향 화장품 매출이 출렁이며 불확실성을 겪었던 만큼 차 부회장은 해외사업의 중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시장 다각화에 힘쓰고 있다.

차 부회장은 2004년 대표에 오른 뒤 여러 차례 인수합병을 실시해 LG생활건강을 키워왔다.

마찬가지로 미국에서도 적극적으로 현지기업과 브랜드를 인수해 이들이 보유한 글로벌 인지도를 앞세우며 빠르게 성과를 내려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차 부회장은 8월31일 미국 염모제 판매업체 보인카의 지분 56%를 1억 달러(1170억 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2024년부터 2027년까지 남은 보인카 지분 44%를 순차적으로 매수할 수 있는 콜옵션(매수청구권) 조항도 계약에 넣었다.

화장품업계 일각에서는 차 부회장이 보인카를 인수한 것은 보인카가 보유한 비건 콘셉트(채식주의 친환경 개념)의 미국 패션 헤어케어 브랜드인 알틱폭스(Arctic Fox)의 성장세 때문인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미국에서는 최근 유해성분을 함유하지 않은 ‘클린뷰티’ 제품사용이 트렌드로 떠오르면서 알틱폭스와 같은 비건 콘셉트의 브랜드가 MZ세대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알틱폭스는 아마존, 샐리뷰티, 얼타뷰티 등 미국 주요 온라인채널에서 제품 판매순위 1, 2위에 올랐으며 최근 3년 동안 연매출이 평균 89%가량 성장했다.

차 부회장은 지난해 인수한 글로벌 더마 코스메틱(약국화장품) 브랜드인 피지오겔의 미국사업도 본격적으로 추진한다.

LG생활건강은 지난해 2월 피지오겔의 아시아 및 북미 사업권을 글로벌 제약사 GSK로부터 확보했지만 세계적으로 코로나19가 대유행하며 브랜드 인수효과를 온전히 누리지 못했다.

조미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LG생활건강은 보인카 인수를 통해 분기마다 매출 약 100억 원이 반영될 것으로 보이며 보인카가 보유하고 있는 디지털 역량과 소비층을 흡수해 성장동력을 얻을 것이다”며 “보인카와 피지오겔은 앞으로 LG생활건강의 생활용품사업의 수익성을 끌어올리는 데 기여할 것이다”고 말했다.

차 부회장은 미국 유통망도 기업인수를 통해 구축해 뒀다.

2019년 4월 북미지역에서 IT, 구매, 물류, 영업 등에 있어 탄탄한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는 미국 화장품회사 뉴에이본도 인수했다.

뉴에이본은 올해초 회사이름을 ‘더 에이본 컴퍼니’로 바꾸며 미국 뿐만 아니라 글로벌 사업확장을 시도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미국내 코로나19 확산세가 여전하지만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확대되고 마스크 착용 의무화 추진 등으로 위드코로나(코로나19와 함께 살기) 전환이 가속화되고 있어 미국사업의 성과도 가시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LG생활건강의 기존 브랜드와 현지시장에 적합한 글로벌 브랜드로 라인업을 구성해 적극적으로 미국시장을 공략하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영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