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실적부진에 유럽 마케팅 수장 경질  
▲ 마크 홀 현대자동차 유럽법인 마케팅 부사장이 지난해 9월 ‘2013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신형 i10을 소개하고 있다.

현대자동차 유럽 마케팅 수장이 물러났다. 현대차는 유럽 자동차시장의 회복세에도 불구하고 실적악화를 겪고 있어 경질의 성격이 강한 것으로 분석된다.

현대차 유럽법인 마크 홀 마케팅 부사장이 사퇴한다고 12일 미국 자동차전문 매체 오토모티브뉴스가 보도했다.

홀 부사장은 자동차업계에서 25년의 경력을 쌓은 베테랑이다. 그는 2010년 현대차 유럽법인 마케팅 총괄로 부임하기 전 도요타 등 글로벌 완성차기업에서 기획, 마케팅, 영업 등을 담당했다. 지난해 11월 마케팅 부사장을 맡아 현대차의 유럽 마케팅을 총괄해왔다.

현대차 유럽법인은 ”마크 홀 부사장이 사표를 제출했다”며 “회사는 사표를 즉각 수리했다”고 밝혔다. 신임 마케팅 부사장이 선임될 때까지 알랜 러시포드 유럽법인 최고운영책임자(COO)가 홀 부사장의 역할을 한시적으로 맡게 된다.

홀 부사장은 “가족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기 위해 사의를 표했다”며 “향후 거취에 대해 고려 중”이라고 말했다.

현대차는 유럽 자동차시장 회복세에도 불구하고 실적악화를 겪고 있다. 홀 부사장의 사표를 즉각 수리한 것은 경질의 성격이 강하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현대차는 올해 1분기 유럽 판매성장률이 평균을 밑돌았다. 유럽자동차공업협회에 따르면 1분기 유럽 전체 판매량은 324만6719대로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해 8.4% 늘었다. 그러나 현대차의 1분기 판매량은 0.6%감소한 10만5971대에 그쳤다. 이에 따라 현대차의 1분기 유럽 시장점유율도 3.2%로 0.2%포인트 감소했다.

현대차의 유럽 판매 감소세는 4월에도 계속됐다. 현대차의 올해 1~4월 누적판매량은 지난해보다 1.6% 감소한 14만4556대였다. 유럽 전체 누적판매량이 지난해 같은기간과 비교해 7.1% 늘어난 것과 대조적이다.

현대차는 유럽시장에서 신차출시를 통해 판매실적 끌어올리려 하고 있다. 이에 적합한 마케팅 역량이 요구된다. 이에 따라 신임 마케팅 수장 영입을 통해 분위기 전환에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현대차는 이달 중 신형 제네시스를, 하반기에 유럽 전략차종 i20를 출시한다. 현대차 관계자는 “신형 제네시스를 통해 법인판매를 강화하고 신형 i20 출시를 기점으로 브라질 월드컵, 월드랠리챔피언십 등 인기 스포츠 마케팅을 펼쳐 판매를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