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희봉 한국가스공사 사장이 도미니카공화국에서 액화천연가스(LNG) 복합화력발전소 건설사업을 수주하기 위해 힘을 쏟고 있다.
정승일 한국전력공사 사장도 이번 사업에 컨소시엄을 꾸려 참여하고 있어 국내 공기업 사이의 경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29일 가스공사에 따르면 도미니카공화국에서 추진하고 있는 액화천연가스 복합화력발전소 수주를 위한 입찰참가자격 사전심사(PQ)를 통과하고 컨소시엄을 꾸릴 준비를 하고 있다.
가스공사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입찰에 들어가기 전까지 컨소시엄을 구성한다는 계획이 잡혀있다”고 말했다.
도미니카공화국은 10월7일까지 이번 사업을 위한 입찰제안서를 접수받고 12월 말에 수주업체를 결정한다.
이번 사업은 700~800MW 규모의 액화천연가스 복합화력발전소를 건설하는 프로젝트인데 사업자에 선정되면 액화천연가스터미널을 발전소와 함께 구축한 뒤 발전소를 운영하게 된다.
도미니카공화국 정부가 발전소에서 생산한 전력을 사들이는 장기 전력구매계약도 이번 사업에 포함돼 있어 수주에 성공한다면 안정적으로 수익을 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채 사장은 이번 사업과 같이 액화천연가스 생산기지와 발전소를 패키지로 건설하는 GTP(Gas to Power)사업을 가스공사의 새로운 수익원으로 삼고 수주에 공을 들이고 있다.
GTP사업은 천연가스의 도입, 천연가스터미널 및 파이프라인의 건설과 운영, 발전소 운영 및 유지보수를 결합해 액화천연가스 가치사슬의 전반을 아우르는 프로젝트를 말한다.
채 사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해외 GTP사업을 속도감 있게 추진해 신규수익 창출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가스공사는 현재 도미니카공화국 이외에 동남아시아의 베트남과 태국에서도 GTP사업을 진행하기 위해 현지업체들과 업무협약을 맺고 있다.
가스공사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동남아 지역은 전력상황이 좋지 못하다 보니 천연가스와 전력사업을 연계해 들어가는 컨소시엄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채 사장은 이번 사업을 놓고
정승일 한국전력공사 사장과 경쟁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한국전력도 한국동서발전, SKE&S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이번 사업에 뛰어들었다.
정 사장은 세계적 탈석탄 흐름에 발맞춰 해외시장에서 석탄화력발전소 대신에 액화천연가스발전소 건설사업 수주를 확대하기 위해 이번 사업에 힘을 쏟고 있다.
가스공사가 국내외에서 천연가스 인프라 건설 및 운영 경험과 액화천연가스 조달 노하우가 풍부해 수주 경쟁력이 있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한국전력도 도미니카공화국에서 전력사업을 진행한 경험이 많아 두 기관이 팽팽한 수주 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전력은 2011년 도미니카공화국에서 5100만 달러(약 580억 원) 규모의 배전 건설사업을 수주한 적이 있다. 이 사업을 통해 한국전력은 매출 1천억 원 정도를 거뒀다.
한국전력은 2015년 스마트배전 EPC(설계·조달·시공)사업, 2017년에는 배전 신사업 모델개발 타당성조사 등을 진행해 도미니카공화국으로부터 기술력을 인정받기도 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승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