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재훈 HMM 대표이사 사장과 김진만 육상노조 위원장, 전정근 해원노조 위원장은 24일 오후 서울 종로구에 있는 HMM 본사에서 임단협을 놓고 대화를 나눴으나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배 사장은 파업에 따른 영업손실과 해운동맹 ‘얼라이언스’에 물어줘야 할 보상금 등이 6800억 원에 이른다는 점을 내세워 노조를 설득했지만 별다른 소득을 얻지 못했다.
하지만 노사가 임단협을 극적으로 타결할 가능성이 해운업계에서 떠오르고 있다.
노조로서도 물류대란 우려로 합의를 원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형성돼 파업을 벌이는 데 부담이 크고 노사 의견차이도 상당히 좁혀졌다.
회사는 두 노조에 임금 8% 인상과 격려금 300%, 연말 결산 뒤 장려금 200% 지급을 내용으로 하는 안을 제시했다. 이에 노조는 마지막 조정에서 임금 8% 인상, 격려금 800% 지급을 제시했으나 회사가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교섭 초기만 해도 회사는 임금 5.5% 인상, 성과급 100% 지급 등을 제안했다. 노조는 임금 25% 인상, 성과급 1200% 등을 요구했다.
노조는 회사가 전향적 방안을 제시하면 대화로 풀 수 있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해원노조 관계자는 “회사에서 전향적 방안이 나오면 대화할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회사가 채권단의 눈치를 살피며 기존 방안을 밀어붙일 수 있고 노조도 파업과 집단사직 카드를 거두지 않고 있어 파업이 일어날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육상노조가 아직 파업 찬반투표를 실시하지 않아 파업 날짜만 미뤄졌을 뿐 물류대란이 곧 현실화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배 사장은 24일 노조와 만났을 때도 임금 8% 인상과 격려금 300%, 연말 결산 뒤 장려금 200% 지급 등 방안을 고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원노조와 육상노조는 24일 공동투쟁위원회를 출범하고 공동투쟁을 준비하고 있다.
선원들로 이뤄진 해원노조는 25일 오후 조합원을 대상으로 집단사직이나 집단하선 등 여부를 물은 뒤 쟁의행위 돌입 여부를 최종적으로 결정한다.
사무직 직원들로 구성된 육상노조는 아직 조합원을 대상으로 파업 찬반투표는 진행하지 않았지만 노조 집행부원들이 HMM 본사 1층에서 임단협 요구사항과 관련해 천막농성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육상노조는 30일 파업 찬반투표를 실시한다. [비즈니스포스트 차화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