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호 기자 sangho@businesspost.co.kr2021-08-24 17:3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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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 공기업인 한국철도공사와 SR이 모두 새 사장 찾기에 난항을 겪고 있다.
대통령선거를 얼마 남기지 않은 시점인데다 고속철도 통합논의 등 철도정책 관련 현안이 정치적 쟁점으로 떠오를 가능성이 큰 만큼 철도 공기업의 사장 자리에 부담이 만만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 한국철도공사(코레일) 로고.
24일 철도업계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수서고속철도(SRT) 운영사 SR은 현재 30일까지 사장 공모를 받고 있다.
SR이 사장을 공모하는 것은 이번이 세 번째다.
권태명 사장의 임기가 8월3일까지였던 만큼 7월12일부터 7월23일까지 사장 공모를 진행했지만 지원자가 2명에 그쳤다.
7월29일부터 8월9일까지 한 차례 더 사장 공모를 진행했으나 이번에는 3명이 지원했다.
SR 임원추천위원회는 운영규정에 따라 3~5배수 지원자를 추려 기획재정부 공공기관운영위원회에 추천해야 하는 만큼 적어도 3명을 초과하는 지원자를 받아 사장 임명절차를 진행하려는 것이다.
한국철도공사 역시 사장 찾기에서 험난한 과정을 거칠 것으로 보인다.
손병석 전 사장은 원래 임기가 2022년 3월까지였지만 경영관리부문 성과부진에 책임을 지고 7월2일에 사의를 표명했다.
손 전 사장의 사표는 7월16일 수리됐으나 사장 공모는 8월10일부터 시작됐다. 현재는 19일까지 공모를 마쳤다.
한국철도공사의 사장 공모도 3명 이하의 소수 지원자에 그쳤다면 추가로 공모절차가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한국철도공사 관계자는 “사장 공모절차는 비공개로 진행되는 만큼 현재까지는 나온 내용이 없다”며 “조금 더 기다려 봐야 공모 결과가 공개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철도운영 공기업 두 곳 모두 한동안 사장 공석이 불가피한 셈이다.
철도 공기업 사장 찾기가 난항을 겪고 있는 데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철도 영업환경이 악화된 상황이라는 점이 우선 부담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한국철도공사는 만성적으로 적자를 보던 상황에 지난해에는 코로나19 확산까지 겹쳐 영업손실이 1조2천억 원에 이르렀다.
손 전 사장이 공공기관평가에서 경영관리부문 성과부진을 이유로 중도에 사퇴한 만큼 당장 철도 영업상황에 변화가 예상되지 않는 한 다음 한국철도공사 사장 역시 같은 부담을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
SR 역시 2017년에는 영업이익 419억 원, 2018년에는 영업이익 456억 원, 2019년에는 영업이익 327억 원을 내다가 지난해에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타격으로 영업손실 327억 원을 봤다.
또 내년 대선을 앞두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철도공기업 사장에게 영업환경 악화에 따른 부담에 정치적 부담까지 얹는 것으로 보인다.
철도 공기업 사장이 원래 정치적 입김을 크게 받아온 자리인데다 한국철도공사와 SR 통합 논의가 정치적으로 중요한 현안으로 부각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철도공사와 SR 통합은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었지만 현재까지 별다른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국토교통부가 SR이 운영하는 수서고속철도(SRT)를 전라선에 투입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과 관련해 철도노조에서는 KTX와 SRT 분리 운영을 공고화한다며 반발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철도노조를 비롯해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대구경북본부, 영남권 시민단체 등은 포항역발 수서역행 KTX 운행 및 고속철도 통합을 요구하며 국민청원을 올리고 19일에는 KTX 포항역 앞에서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이들은 국민청원을 통해 “국민편익을 위해 출범했다는 수서 SRT 고속열차는 경부선과 호남선만 운행해 전라선과 경전선, 동해선 지역 600만 명 국민은 고속철도를 타고 수서를 가려면 반드시 환승을 해야 하는 불편을 겪고 있다”며 “거주지역에 따른 차별, KTX와 SRT 사이 열차 운임 차별을 없애기 위해서라도 고속철도 통합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