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소프트웨어와 플랫폼 중심으로 변화하는 세계 IT업체의 경쟁판도에 발맞추기 위해 사내 창의력 프로젝트 'C랩'을 적극 지원하며 연구개발 단계에서 변화를 추진하고 있다.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사장이 강조한 '벤처정신을 불어넣겠다'는 목표가 이런 노력에 힘입어 삼성전자의 가상현실 등 신사업과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혁신을 이뤄낼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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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사장. |
삼성전자는 14일 미국 텍사스에서 열리는 콘텐츠기술 박람회 SXSW에 참가해 삼성전자의 임직원 창의 프로젝트 C랩(크리에이티브랩)의 우수과제들을 선보였다.
삼성전자가 C랩에서 개발하고 있는 과제를 외부에 공개하는 것은 1월 미국에서 열린 가전전시회 'CES 2016'에 이어 두 번째다.
이번 행사에는 가상현실 콘텐츠를 4D로 즐길 수 있도록 하는 전동 헤드셋 '엔트림4D'와 멜로디를 흥얼거리는 것만으로도 작곡을 할 수 있는 앱인 '험온', 그림그리기를 통한 사회관계망 서비스 '와플' 등이 공개됐다.
이재일 삼성전자 창의개발센터 상무는 "C랩 우수과제를 외부에 공개해 소비자와 소통하며 지속적으로 발전시키겠다"며 "소프트웨어분야의 발전에 주력해 다양하게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의 C랩은 2012년 처음 도입된 사내 벤처 육성프로그램으로 사업과 관련한 임직원들의 창의적 아이디어를 모집하고 적극 지원하기 위해 진행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실제 사업화의 가능성이 높은 9개의 과제를 선정하고 임직원들이 직접 사내 벤처기업을 설립해 독자적인 경영을 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삼성전자는 전시회에 참석한 관람객들의 반응을 살펴 향후 시장성이 돋보이는 프로젝트를 관련 사업부로 이관해 후속개발을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이번에 선보이는 과제들은 모두 삼성전자의 무선사업부에서 담당하는 분야로 가상현실 등 신사업과 콘텐츠, 플랫폼 등 소프트웨어에 관련돼 있다는 특징을 보인다.
이는 고동진 사장이 강조하고 있는 "삼성전자 임직원들이 적극적으로 아이디어를 낼 수 있도록 무선사업부에 벤처 정신을 불어넣겠다"는 목표와 맥을 같이 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고 사장은 최근 삼성전자 뉴스룸을 통해 "대기업에도 벤처정신을 불어넣을 수 있다는 점을 증명하겠다"며 "조직문화를 바꿔내 혁신과 도전을 이뤄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고 사장은 이를 위해 모든 임직원들이 활발하게 사업 아이디어를 제시하고 토론할 수 있도록 장려하는 문화를 뿌리내리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최근 삼성전자의 사내벤처로 출발해 대구창조경제혁신센터에 입주한 기업 솔티드벤처를 찾아 "꼭 자식을 장가보낸 것 같은 기분이 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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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전자가 C랩 과제로 선보인 가상현실기기 '엔트림4D'. |
삼성전자가 이처럼 사내 벤처 육성을 적극 지원하고 C랩 과제들의 사업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한다면 고 사장이 이러한 변화를 실제로 이뤄낼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될 것으로 기대된다.
세계적으로 스마트폰 성능이 상향평준화되면서 경쟁의 중심이 하드웨어보다는 차별화된 소프트웨어와 콘텐츠 등 서비스로 옮겨가고 있는 상황이라 고 사장의 변화 의지는 더욱 주목받고 있다.
삼성전자는 신사업인 가상현실에서도 이번에 C랩 과제로 공개된 4D 가상현실기기와 콘텐츠 등이 실제로 출시된다면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C랩 소속 가상현실기기 개발팀 '미스터VR'의 정현기 대표는 "기존 가상현실기기의 단점을 개선하고 경험을 극대화하기 위해 노력했다"며 "이번 SXSW 참가를 계기로 우리의 기술을 세계에 널리 홍보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