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영 현대건설기계 대표이사 사장이 소형수소지게차 생산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글로벌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20일 현대건설기계와 건설기계업계 안팎에 따르면 공기영 사장은 수소건설기계 개발과 관련한 기술역량을 강화하며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시장의 점유율 확대를 통해 세계 5위권에 오르겠다는 계획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대건설기계 수소지게차는 앞서간다, 공기영 무주공산에 깃발 꽂기

공기영 현대건설기계 대표이사 사장.


현대건설기계는 17일 수소 연료전지기업인 에스퓨얼셀과 수소연료전지지게차 보급 확대를 위한 공동 업무협약(MOU)을 체결하면서 소형수소지게차 개발을 시작했다.

세계 여러 나라들이 저탄소정책을 추진함에 따라 건설기계에서도 동력을 전기와 수소로 전환하는 일은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 되고 있다.

미국 환경청(EPA)은 중장비를 포함한 산업용 디젤엔진에서 미세먼지와 질소산화물 등 유해가스 배출을 제한하는 내용의 티어(Tier)제도를 단계적으로 강화하고 있다. 

건설기계업계 관계자들은 새롭게 강화되는 기준이 유예기간을 거쳐 2023년부터는 광범위하게 적용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유럽연합(EU) 역시 2035~2040년까지 모든 기계의 가솔린과 디젤엔진을 금지하기로 했다. 건설기계의 평균수명이 10년인 점을 생각하면 2023년 정도에는 친환경건설기계의 상용화를 마쳐야 한다.

공 사장은 2017년 취임 당시 "2023년까지 매출 7조 원을 달성해 세계시장 5위권으로 올라서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세계 건설기계 1위 업체인 캐터필러도 수소와 전기 등 미래 건설기계분야에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친환경건설기계시장에서 이렇다할 선두주자는 나오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에서는 소형수소지게차가 아마존과 월마트, 홈디포 등의 대형물류창고에서 사용되기 시작했고 지금까지 누적 3만 대가 판매된 것으로 알려졌다.

수소지게차는 전동식 지게차보다 충전시간과 지속구동시간 등 효율면에서 우수해 점차 확대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미국 소형건설기계시장은 현대건설기계가 두각을 나타내던 분야는 아니다.

하지만 최근 현대중공업그룹의 두산인프라코어 인수로 시장 확대에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두산인프라코어가 2007년 미국 소형건설기계시장 1위 업체인 밥캣을 인수하면서 미국 딜러 네트워크망을 확보했기 때문이다.

현대건설기계는 2020년에 현대모비스와 함께 중형수소지게차 생산에 성공하기도 했으며 현재 중형수소굴착기도 개발하고 있다.

공 사장은 4월2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내연기관에서는 출발이 늦었지만 전기 수소 등 신동력원에서는 한국 기업들이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며 "전기굴착기, 드론을 이용한 무인 건설체계, 원격조종 등에 집중해 연구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미래 친환경건설기계시장을 선도함으로써 세계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다고 보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현대건설기계의 곳간도 당분간 신흥시장의 건설경기 호황 등에 힘입어 계속 든든해질 것으로 보여 투자여력도 확보도 문제가 없다. 

현대건설기계는 2021년 상반기에 연결기준으로 매출 1조9174억 원, 영업이익 1504억 원을 냈다. 지난 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46.9%, 영업이익은 185.8% 증가했다.

연구개발영역에서도 두산인프라코어와의 시너지효과를 기대해 볼 수 있다.

20일 권오갑 현대중공업그룹 회장은 두산인프라코어를 인수한 이후 첫 일정으로 두산인프라코어 본사에 방문하면서 가장 먼저 통합 연구개발(R&D)센터를 찾았다.

두산인프라코어는 700명대 규모의 연구개발 인력을 보유하고 있어 증권업계에서는 현대건설기계와 두산인프라코어의 기술개발 시너지를 전망했다.

현대건설기계 관계자는 "두산인프라코어와의 연구개발 통합은 아직 논의된 것은 없다"며 "수소연구개발은 친환경 전환을 통한 미래 성장동력 확보와 선진국시장 진출 모두 복합적으로 관련돼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다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