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가 연비와 안전성의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을까?
현대기아차는 차량을 가볍게 만들면서도 안전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초고장력강판을 확대적용하는 방법을 선택했다.
그러나 초고장력강판은 신소재에 비해 여전히 무게가 무겁고 가공도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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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이 2015년 11월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제네시스 브랜드 출시행사에서 브랜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현대기아차는 최근 들어 신소재 사용을 점차 늘리며 변화를 꾀하고 있다.
11일 자동차와 철강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가 올해 초 출시한 아이오닉에 알루미늄을 적용하는 등 초고장력강판과 함께 신소재 사용을 점차 늘리고 있다.
현대차는 2013년 2세대 제네시스를 출시했을 때 무게가 늘어났다는 지적이 나오자 “알루미늄은 사고가 발생했을 때 수리비가 비싸 소비자에겐 단점이 많을 수 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아이오닉의 보닛과 트렁크, 서스펜션 등에 알루미늄을 적용해 무게를 줄였다. 아이오닉의 연비는 리터당 22km에 이른다.
현대차는 제네시스 EQ900 등 고급차에도 신소재 사용을 늘리고 있다.
제네시스 EQ900의 후륜 서스펜스 부위에 알루미늄 재질이 확대적용됐다. 제네시스 EQ900의 무게는 기존 에쿠스보다 17%가량 줄었고 연비도 향상됐다.
현대차가 2017년 내놓을 고성능 브랜드 N에 속한 차에도 신소재가 대거 적용될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는 안정된 고속주행을 위해 초고장력강판은 물론 알루미늄, 탄소섬유강화플라스틱(CFRP)을 대거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그동안 초고장력강판을 고집해 왔다.
지난해부터 현대기아차가 출시한 신차에 초고장력강판 비중이 눈에 띄게 늘었다. 대부분 신차의 초고장력강판 비중이 50%를 넘는다.
기아차는 2월 신형 K7을 출시하며 초고장력강판의 비중을 51%로 대폭 확대했다. 이에 앞서 출시된 현대차 아이오닉의 초고장력강판 비중도 53%다. 제네시스 EQ900의 초고장력강판 비중도 기존 16%에서 51%로 확대됐다.
그러나 초고장력강판은 안전성에 초점을 둔 소재다. 초고장력강판 무게는 일반 철제의 90% 수준이다.
현대기아차가 초고장력강판을 고집하는 이유도 안전 때문이다.
초고장력강판 사용비율을 높이면 미국 고속도로보험협회(IIHS)가 실시하는 안전도 검사인 ‘스몰오버랩 테스트’ 등에서 좋은 점수를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초고장력강판은 디자인에 걸림돌로 작용한다. 질기고 튼튼해 섬세한 디자인을 구현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차체 강성의 향상과 안전성능 향상에 집중하기 위해 초고장력강판의 적용 비율을 늘리고 있다"며 "디자인을 위해 성형기술과 조립기술도 함께 개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현대기아차는 그동안 알루미늄과 마그네슘, 탄소섬유강화플라스틱 등 신소재 적용에 소극적이라는 지적을 받아왔다.
신소재의 가격이 철보다 훨씬 비싸다는 점이 현대기아차가 신소재를 잘 사용하지 않은 원인으로 꼽혔다. 현대제철 때문에 현대기아차가 철을 고집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현대기아차가 고급 브랜드와 고성능 브랜드를 내놓으면서 가격에 구애받지 않고 신소재 적용을 늘릴 수 있게 됐다”며 “알루미늄 등의 가격이 내려가면 대중 브랜드인 현대기아차 차체에도 신소재 적용이 점차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