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의 고급차 브랜드 BMW가 창립 100주년을 맞았다.
BMW는 100년 전 항공기엔진 제조회사로 출발한 뒤 명차의 대명사로 자리잡았다.
BMW는 글로벌 고급차시장에서 전통의 라이벌 메르세데스-벤츠를 제치고 1위를 지키고 있다. 그 비결로 뚜렷한 브랜드 정체성과 철저한 품질관리가 꼽힌다.
◆ BMW 탄생 100주년, 고급차시장 왕좌
10일 업계에 따르면 BMW가 지난해 메르세데스-벤츠, BMW, 아우디 등 독일 3사 가운데 판매 1위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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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랄드 크루거 BMW그룹 회장. |
BMW는 지난해에 190만5200여 대를 판매해 판매량이 2014년보다 5.2% 늘어났다. 지난해 메르세데스-벤츠는 187만1500여 대, 아우디는 180만3300여 대를 각각 팔았다.
BMW는 특히 고급차들의 고향인 유럽에서 독보적 판매량을 기록했다. 사상 처음으로 판매량 100만 대를 넘어섰다. 고급차 브랜드의 격전지인 미국에서도 BMW의 인기가 가장 높았다.
BMW는 올해 창립 100주년을 맞았다.
BMW는 1차대전이 한창인 1916년 바이에른의 중심지 뮌헨에서 설립됐다. BMW는 ‘Bayerische Motoren Werker’의 줄임말로 바이에른 지방의 자동차회사란 뜻이다.
BMW는 현재 14개 나라에 공장을 두고 11만6천 명의 직원을 거느리고 있다. 연간 800억 유로(약 105조6천억 원)의 매출을 내며 롤스로이스, 미니 브랜드를 포함해 모터사이클부터 소형차, 대형차, 고성능차, 전기차에 이르기까지 연간 200만 대의 차량을 생산하고 있다.
BMW는 원래 항공기엔진 제조회사였다. 그러나 1차대전이 끝난 뒤 패전국 독일에서 항공기 등 무기류의 제작이 전면 금지되자 모터싸이클로 눈을 돌렸다.
BMW는 항공기엔진 기술력을 바탕으로 모터사이클시장에서 큰 성공을 거뒀고 1928년에 자동차시장에 진출했다.
BMW는 1972년에 출시한 BMW 5시리즈가 성공을 거두고 1975년에 나온 3시리즈와 1977년 나온 7시리즈가 잇달아 좋은 반응을 얻으면서 세계적 브랜드로 성장했다.
BMW는 1994년에 영국의 미니와 로버, 랜드로버를 사들였고 1998년에 영국의 롤스로이스도 인수했다.
그러나 2000년에 로버와 랜드로버를 포드에 매각해 현재 BMW와 미니, 롤스로이스 등 3개 브랜드만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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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MW가 100주년 기념모델로 최첨단 기술이 집약된 콘셉트카 ‘BMW 비전 비히클 넥스트 100’을 선보였다. |
◆ 어떻게 고급차 왕좌에 올랐나
BMW가 오랜 세월 고급차시장에서 인기를 얻을 수 있었던 요인으로 뚜렷한 브랜드 정체성과 철저한 품질관리가 꼽힌다.
메르세데스-벤츠가 품격과 안전, 내구성을 강조하는 반면 BMW는 즐거움, 신기술, 효율성 등을 강조한다.
BMW는 다른 자동차회사보다 첨단기술에 대한 투자도 앞서나가며 젊고 도전적인 이미지를 이어가고 있다.
BMW는 독일 3사 가운데 가장 먼저 친환경차에 대한 투자를 결정했다.
BMW는 2011년 전기차 브랜드 i를 만들었고 최근 제네바모터쇼에서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브랜드 i퍼포먼스도 선보였다. i퍼포먼스 브랜드는 올해 7월부터 BMW의 모든 플러그인하이브리드 차량에 부여된다.
디자인 정체성도 이어가고 있다. BMW를 상징하는 신장 모양의 ‘키드니 그릴’은 1930년대부터 지금까지 소폭의 변화만 있었을 뿐 기본형태를 유지하고 있다. BMW는 전 모델에 같은 디자인의 키드니 그릴을 적용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과거 BMW의 성공 비결로 “브랜드에 대한 강한 집착”을 꼽기도 했다. 최고경영자(CEO)부터 사원에 이르기까지 기업문화 전반에 스며들어 있는 BMW의 철저한 브랜드 관리전략이 BMW를 고급차 1위에 올려놓았다는 것이다.
BMW는 철저한 품질관리로도 유명하다. BMW의 플래그십 세단 7시리즈는 처음 출시된 1977년 이후 지금까지 독일의 딩골핑공장에서만 생산되고 있다.
전 세계에 수출되는 차종을 하나의 공장에서만 생산하는 건 BMW 입장에서 큰 모험이다. 생산라인에 문제가 생길 경우 대처가 어렵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BMW는 최고 품질의 차를 만들 수 있는 생산기술과 숙련공들이 이 곳에 있다는 이유로 딩공필공장에서만 7시리즈 생산을 고집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