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돌 9단과 인공지능 알파고가 벌인 ‘세기의 바둑대결’이 인공지능(AI) 관련 회사들에 훈풍을 몰고 왔다.
특히 이 9단이 알파고와 첫 대국에서 예상을 깨고 패배하자 인공지능 산업에 대한 관심이 더욱 뜨거워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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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세돌 9단(반상 오른쪽)이 3월9일 서울 포시즌스호텔에서 구글의 인공지능 '알파고'와 대국을 펼치고 있다. |
전문가들은 중장기적으로 성장성은 높지만 단기적으로 수익성을 실현하기 어려운 곳도 있는 만큼 일회성 이벤트에 따른 거품도 경계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코스닥 상장사인 에이디칩스 주가는 10일 전일보다 29.82%(565원) 오른 2460원에 장을 마감했다. 반도체 설계와 비메모리 반도체 제조 전문업체인데 인공지능 부품인 마이크로 컨트롤러 칩 등 기술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져 주가가 상한가까지 뛰었다.
디에스티로봇 주가도 전일보다 17.20%(1020원) 상승해 6950원에 장을 마쳤으며 로봇 관련 대표주로 꼽혀온 유진로봇 주가도 5.59%(280원) 올랐다.
디에스티로봇은 디지털가전·반도체산업에 사용되는 조립핸들링용 로봇 등을 생산하는 회사다. 유진로봇은 청소·지능형·유비쿼터스홈·엔터테인먼트 로봇 등을 개발해 판매하고 있다.
우리기술 주가도 전일보다 10% 이상 뛰었는데 계열사인 케이엠씨로보틱스가 지능형 휴머노이드 로봇을 개발하는 점이 호재로 작용했다.
인공지능 관련 회사들의 주가가 급등한 것은 최근 가상현실(VR)이 세계 IT업계의 화두로 떠오르면서 관련 회사의 주가들이 급등세를 연출했던 것과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인공지능이 미래 IT산업의 핵심으로 각광받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전 세계 인공지능 관련 기술의 시장규모가 2017년에 약 200조 원 규모로 커질 것이란 분석도 내놓고 있다.
그러나 국내 관련 산업은 아직 걸음마 단계에 불과해 일시적 이벤트에 따른 단기 상승에 그치거나 테마주를 형성하기에 시기상조라는 의견도 많다.
증권업계의 한 전문가는 “충분히 검증되지 않은 호재에 주가가 들썩인 곳도 많은 만큼 기술력과 자금력 등을 면밀히 검토해 옥석을 가릴 필요가 있다”고 충고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