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조준호 LG전자 MC사업본부 사장이 2월21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출시행사를 열고 스마트폰 신제품 'G5'의 모듈식 디자인을 소개하고 있다. |
조준호 LG전자 MC사업본부 사장의 '마지막 승부'로 여겨지는 프리미엄 스마트폰 G5를 놓고 판매전망이 크게 엇갈리고 있다.
G5의 흥행에는 모듈식 디자인의 성공 여부와 삼성전자 갤럭시S7에 대응할 수 있는 판매전략이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승혁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9일 "LG전자 G5는 시장에서 긍정적 초기 반응을 얻고 있다"며 "하지만 듀얼카메라와 모듈 디자인 등 차별화 요소의 흥행은 아직 과제로 남아있다"고 평가했다.
이 연구원은 G5의 연간 판매량이 950만 대로 이전작인 G4의 400만 대 정도와 비교해 대폭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조 사장은 G5에 최초로 배터리와 추가 부품 등을 탈착할 수 있는 모듈식 디자인과 후면 듀얼카메라를 탑재하며 시장에서 차별화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조 사장의 이런 전략이 G5의 판매량 확대라는 성과를 거둘지는 전망이 엇갈린다.
현대증권과 대신증권 등은 G5의 올해 판매량을 1천만 대 이상으로, 신한금융투자는 1200만 대로 예상했다. 그러나 미래에셋증권은 올해 800만 대 정도가 판매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증권가의 전망이 크게 엇갈리는 이유는 G5의 모듈식 디자인이 시장에 처음 공개된 만큼 실제 흥행으로 이어질지 확신하기 어렵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조 사장은 G5와 함께 수동 카메라모듈과 고성능 음향모듈 등 두 가지 모듈 제품만 공개했다. 고성능 음향모듈의 경우 프리미엄 음향기기업체인 뱅앤올룹슨과 협력한 만큼 최소 30만 원대에 판매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G5가 성능 면에서 삼성전자의 갤럭시S7 등 경쟁제품보다 우위를 보이지 못하고 있는 만큼 소비자들이 모듈식 디자인의 실제 활용성을 체감하기 어렵다면 G5의 경쟁력은 약화할 수밖에 없다.
조 사장은 G5의 출시효과가 약화되기 전에 외부 모듈 개발사를 빠르게 늘려 모듈식 디자인의 실용성을 증명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는 것이다.
G5가 갤럭시S7과 동시에 공개됐지만 출시는 한달 가까이 늦어지는 점도 판매에서 약점으로 꼽힌다. 갤럭시S7은 3월11일 전 세계 출시를 앞두고 있지만 G5는 4월 초부터 전 세계에 순차적으로 출시된다.
|
|
|
▲ LG전자 G5 전용 수동카메라 모듈과 고성능 음향기기 모듈. |
조 사장은 G5의 가격책정을 놓고도 고심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갤럭시S7 시리즈의 가격을 이전작과 비슷하게 유지하면서 G5 역시 원가 대비해 판매가를 낮춰야 하는 상황에 처해 있다.
이승혁 연구원은 "G5는 부품 원가가 증가하고 금속 케이스 등의 수급도 쉽지 않아 생산단가를 낮추기 어려울 것"이라며 "LG전자의 원가관리와 판매가격 조정이 중요해진 시점"이라고 분석했다.
조 사장은 "세계시장에서 의미있는 3위를 지켜내겠다"고 자신하고 있다. 하지만 G5마저 흥행에 실패할 경우 LG전자의 프리미엄 스마트폰사업은 위기에 몰리게 된다.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LG전자는 가전제품에서 꾸준한 실적을 올리고 있는 만큼 적자를 보면서까지 스마트폰사업을 무리하게 지속할 이유가 없다"며 "언제든 사업을 중단하겠다는 결정을 내릴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