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준학 NH농협은행 은행장이 자본확충을 통해 손실 흡수력을 키우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대출이 늘어나는 속도가 빨라 이에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NH농협은행 가계대출 증가 가팔라, 권준학 자본확충 하반기도 추진

권준학 NH농협은행 은행장.


2일 NH농협은행에 따르면 권 은행장은 자본적정성 개선을 위해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추가적으로 자본확충을 실시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NH농협은행 관계자는 "규모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지만 3분기 안에 유상증자를 추가로 실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NH농협은행은 4월 유상증자 3천억 원, 신종자본증권 4500억 원 등 모두 7500억 원의 대규모 자본확충을 실시했다.

NH농협은행은 2분기에 자본확충을 통해 자본적성성지표를 한 차례 개선했지만 유상증자가 추가로 이뤄지면 NH농협은행의 손실 흡수력은 더욱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6월 말 NH농협은행의 총자본비율은 18.17%로 1분기보다 0.81%포인트 올랐다. 총자본비율은 은행이 예상할 수 없는 손실을 입었을 때 이에 대비할 수 있는 여력을 측정한다. 

다른 지표인 기본자본비율과 보통주자본비율도 각각 0.89%포인트, 0.49%포인트씩 오른 15.92%, 15.45%로 집계됐다. 

이러한 자본적정성지표들은 NH농협은행이 출범한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보이고 있다.

권 은행장이 자본확충에 공을 들이는 것은 대출 증가세가 가팔라 이에 대응하려는 측면도 있다. 총자본비율은  자산에 위험가중치를 적용해 산출하는 위험가중자산을 자기자본으로 나눠 계산한다. 대출 증가세가 가파르면 낮아질 수밖에 없다.

NH농협은행의 가계대출은 6월 말 기준 133조6249억 원으로 지난해 말과 비교해 5.8% 늘었다. 금융당국이 올해 한 해 가계대출 성장률을 5~6%로 관리하라고 한 점을 고려하면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같은 기간 기업대출은 5.1% 증가한  82조9506억 원으로 집계됐다.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의 올해 가계대출 성장률은 각각 1.5%, 1.7%에 머물렀다. 하나은행은 3.4%, 우리은행은 2.1% 수준이다.

총자본비율 등 자본적정성지표를 개선하려면 리스크 관리를 통해 위험가중자산을 줄이거나 자본확충 또는 실적 증가를 통해 자기자본을 늘려야 한다.   

하지만 핵심 수익성지표인 순이자마진(NIM)이 줄어들고 있어 권 은행장의 고민이 클 것으로 보인다. 수익성을 개선해 이익잉여금을 늘려 자본을 증대시키는 방안이 쉽지 않은 셈이다.

2분기 NH농협은행의 순이자마진은 1.43%로 1분기보다 0.01%포인트 하락했다. 2018년 말부터 보면 연간 순이자마진이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다.    

반면 KB국민은행은 1.56%로 1분기 수준을 유지했다. 신한은행은 0.01%포인트 상승했다.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의 순이자마진도 각각 0.02%포인트, 0.05%포인트 올랐다.
 
권 은행장은 수익성 개선을 위해 비이자이익부문도 개선해야 한다.

상반기 NH농협은행의 비이자이익은 1247억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상반기보다 46.1% 감소했다. 유가증권 및 외환파생부문이 지난해보다 16.8% 줄어들고 기타부문에서 손실 4698억 원을 봤다. 지난해 상반기 기타부문 손실액보다 25.6% 손실규모가 커졌다. 같은 기간 우리은행은 비이자이익이 5217억 원으로 42.46% 늘어났다. 

리딩뱅크 경쟁을 하는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을 제외한 하나은행, 우리은행, NH농협은행의 상반기 순이자이익이 2조6천억 원대로 비슷한 점을 고려하면 비이자부문 실적 악화는 권 은행장에게 더욱 아쉬울 수 있다.

NH농협은행은 상반기에 순이익 8563억 원을 거뒀다. 지난해 상반기보다 17.8% 늘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남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