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용 신한금융지주 최고디지털책임자(CDO) 겸 신한DS 대표이사 사장이 신한금융 계열사들의 비대면 영업채널 강화와 디지털 신사업을 지휘하며 역할과 책임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
핀테크와 IT기업의 금융업 진출 확대로 신한금융의 디지털 전환속도가 중요한 시점인 만큼 이 사장이 연말인사에서 연임해 디지털전략에 계속 추진력을 실을 수 있다는 전망이 힘을 얻는다.
▲ 이성용 신한금융지주 최고디지털책임자(CDO) 겸 신한DS 대표이사 사장. |
2일 신한금융에 따르면 신한은행과 신한카드 등 계열사의 비대면 영업채널 중심 사업체질 전환과 마이데이터 신사업 추진을 포함한 디지털분야 과제가 본격적으로 수행된다.
신한은행은 하반기부터 영업점을 줄이고 비대면 전담조직과 전용상품 출시를 확대하며 신한카드와 신한생명 등 계열사는 마이데이터서비스 시행을 앞두고 있는 중요한 시점이기 때문이다.
이성용 사장은 신한금융지주 최고디지털책임자로 계열사들이 이런 사업을 순조롭게 진행할 수 있도록 큰 틀의 전략을 짜고 디지털 전환에 필요한 절차 등을 지원해주는 역할을 맡고 있다.
당장 신한은행이 8월 출시를 앞둔 비대면 주택담보대출상품이 시장에 안착할 수 있도록 온라인 서류제출 등 서비스를 안정적으로 상용화하고 관련된 인프라를 구축하는 등 과제가 시급하다.
이 사장은 최근 신한금융지주 상반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기술적으로 신한은행의 비대면 주택담보대출 도입은 그렇게 어렵지 않고 지금 있는 기술로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신한은행과 신한카드, 신한라이프와 신한금융투자 등 소매금융 중심 계열사들은 영업망을 비대면채널 위주로 전환해 중장기 시장 변화에 대응하고 젊은 고객층을 확보한다는 계획도 세우고 있다.
토스와 카카오페이 등 등 핀테크 기반 서비스가 은행거래를 넘어 보험중개와 주식투자 등으로 빠르게 영역을 확대하자 비대면채널에서 이들과 맞설 만한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는 판단 때문이다.
특히 하반기부터 내년 초까지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 상장 및 사업영역 확대, 토스뱅크 출범 등으로 금융회사들에 위협이 커질 수밖에 없어 대응전략이 더욱 중요한 시점이다.
연말 시행을 앞둔 마이데이터사업에서 신한은행과 신한카드, 신한라이프가 경쟁력을 갖춰내 디지털 신사업으로 새 성장동력을 확보하는 일도 중장기 수익 다각화 측면에서 중요하다.
신한금융그룹 차원에서 디지털사업 전략을 총괄하는 이 사장이 하반기부터 이런 과제를 해결하는 데 책임과 역할이 더욱 커지는 시험대에 오르게 되는 셈이다.
이 사장은 올해 말 신한금융 최고디지털책임자와 신한DS 대표이사 임기만료를 앞두고 있다.
하지만 지금 신한금융그룹의 상황을 고려할 때 이 사장이 연말 사장단인사에서 무리 없이 연임해 최고디지털책임자 역할을 계속 맡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유력하다.
이 사장이 2020년부터 최고디지털책임자를 맡은 지 얼마 되지 않았고 내년까지 그룹 차원에서 일관된 디지털전략을 추진하려면 수장을 교체하지 않는 것이 유리하기 때문이다.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대표이사 회장도 이 사장을 외부에서 영입하기 위해 공을 들인 뒤 핵심참모로 역할을 맡긴 만큼 이 사장 연임에 적극적으로 힘을 실어줄 공산이 크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이 사장은 외부 컨설팅회사에서 뛰어난 능력을 인정받고 신한금융에 영입된 인물”이라며 “이에 따라 내부에서 역할을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사장이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신한DS도 디지털금융 분야에 중요한 보안솔루션 등 인프라를 신한금융 계열사에 공급하는 역할을 맡으며 실적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다만 이 사장과 관련한 평가는 결국 신한금융 계열사들이 현재 진행하고 있는 비대면영업 중심 전환과 디지털 신사업 진출을 얼마나 성공적으로 지원했는지에 따라 결정될 공산이 크다.
조 회장이 주도하는 신한금융그룹 통합금융 플랫폼과 생활 플랫폼 구축 노력에도 기술 확보를 위해 디지털기업에 투자 등 다양한 가능성을 검토하는 이 사장의 영향력이 크게 작용할 수 있다.
신한금융은 국내 금융그룹 가운데 처음으로 지주사에 최고디지털책임자 직책을 최고전략책임자와 분리해 신설하고 이 사장에 역할을 맡기면서 디지털 전환에 강한 의지를 보였다.
금융시장에서 중장기적으로 인터넷전문은행 및 핀테크기업, IT기업 등의 도전이 거세질 것이라는 점을 예상해 선제적으로 이 사장에 강력한 권한을 주고 대응방법을 찾도록 한 셈이다.
신한금융지주 이사회는 이 사장을 처음 최고디지털책임자에 앉히며 "그룹의 디지털 경쟁력을 업그레이드하기 위한 선택"이라고 설명했다.
이 사장은 1962년 태어나 경영컨설팅업체 AT커니와 베인앤컴퍼니에서 장기간 근무하다 2019년 신한금융지주 미래전략연구소장으로 영입됐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