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스마트폰시장이 중저가 스마트폰만 성장하는 등 둔화하고 있어 프리미엄 스마트폰에 수익성을 의존하는 삼성전자와 애플이 고전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애플은 스마트폰 성능의 상향평준화로 최신 제품을 판매하기가 점점 어려워지자 기능과 활용성 측면에서 이전작과 차별화 요소를 만들어내는 데 주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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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사장(왼쪽)과 팀 쿡 애플 CEO. |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7일 "올해 스마트폰시장에서 양극화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시장 성장 중심이 저가 스마트폰으로 이동하며 프리미엄 스마트폰업체들이 고전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올해 세계 스마트폰 출하량은 지난해보다 9%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스마트폰 연간 출하량 성장률이 한 자릿수로 떨어지는 것은 사상 처음이다.
박 연구원은 "중국과 인도 등 아시아 신흥시장을 중심으로 보급형 스마트폰 수요만 성장할 것"이라며 "삼성전자와 애플은 스마트폰 매출과 영업이익에서 모두 타격을 받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프리미엄 스마트폰 수요가 이전보다 감소한 것은 제품 성능이 상향평준화돼 프리미엄 스마트폰의 경우 신제품과 이전작의 체감 성능 차이가 크지 않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애플과 삼성전자 등 주요 스마트폰업체의 신제품이 이전작과 디자인에서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 점도 원인으로 꼽힌다. 아이폰6이나 갤럭시S6을 구매한 사용자들이 아이폰6S와 갤럭시S7 등 신제품으로 교체할 이유를 크게 느끼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애플은 아이폰6 시리즈부터 화면 크기를 대폭 늘리는 변화로 판매량을 크게 늘리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아이폰6S에서는 눈에 띄는 차이점을 보여주지 못해 판매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삼성전자 역시 갤럭시S6과 디자인이 유사한 갤럭시S7 시리즈의 판매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아이폰6S와 같은 이유로 흥행에 고전할 가능성이 나오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IDC는 "스마트폰을 놓고 체감하는 발전 속도가 더뎌지며 소비자들이 최신 제품에 이전보다 덜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삼성전자와 애플은 교체수요를 앞당기기 위해 더 공격적인 혁신을 추진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IDC는 올해 스마트폰 연간 성장률이 5.7%로 예상보다 더 빠르게 둔화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이에 대응해 삼성전자는 갤럭시S7에 새로 추가된 방수기능과 외장메모리 슬롯 등을 강조하며 갤럭시S6과 차별점을 앞세우는 홍보를 강화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공식 뉴스룸에 '갤럭시S7이 역대 최고의 작품인 이유'라는 홍보문을 내걸고 이전작보다 개선된 카메라 기능과 그래픽성능, 방수기능과 전용 액세서리 등을 강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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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전자 갤럭시S7 시리즈(왼쪽)와 갤럭시S6 시리즈. |
애플 역시 아이폰6S의 판매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하반기 출시하는 아이폰7에 이어폰 단자를 없애고 두께를 줄이는 등의 대규모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방수기능을 비롯해 듀얼카메라가 적용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갤럭시S7의 선제공격으로 애플이 하드웨어 분야에서 변화를 이끌어내야 할 필요가 더 커지고 있다"며 "애플은 시장에서 선두자의 지위를 다시 증명해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박강호 연구원은 애플과 삼성전자가 올해 프리미엄 스마트폰 수요증가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결국 고객 이탈을 막고 서로의 점유율을 빼앗기 위한 치열한 경쟁을 벌이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