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더불어민주당 안팎의 말을 종합해보면 이 전 대표을 향한 여야 대선주자들의 협공이 시작돼 비로소 검증의 무대에 올랐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먼저 윤 전 총장 쪽이 이 전 대표를 향한 공세를 시작했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이제 본선에서 맞붙을 후보로 보기 시작했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윤석열 캠프 법률팀은 26일 페이스북을 통해 이 전 대표 부인 김숙희씨의 그림 판매 관련 의혹과 윤 전 총장 부인 김건희씨가 운영하는 전시 기획사 코바나콘텐츠의 대기업 협찬금 명목 금품수수 의혹을 나란히 비교하는 글을 올렸다.
이 전 대표가 전남지사 유력 후보일 때 전남도시개발공사 등 공공기관들이 부인의 그림을 모두 5점 매입했으며 2013년 첫 전시회 당시 홍보성 기사를 내고 '국회의원 이낙연' 명의 초청장을 대량 배포하기도 했다고 법률팀은 주장했다.
법률팀은 “국민의 선택권이 보장되기 위해서는 여야 검증기준이 동일해야 한다”며 “수사기관, 시민단체, 언론도 동일한 잣대로 검증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도 20일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 인터뷰에서 “이 전 대표는 오랜 세월을 정치활동에 종사하면서 여러 가지 흠이 많이 있는 사람”이라며 이 전 대표의 과거 의혹들을 거론했다.
권 의원은 “총대를 메서 선거법 위반으로 징역 살고 나온 사람을 전남지사 할 때 바로 정무특보로 임명했다”며 “화가인 부인이 미술전시회 하는데 수많은 산하기관 사람들이 와서 그림을 사줬다”고 말했다.
다만 정치권 일각에서는 윤 전 총장 측이 제기한 그림 의혹을 두고 부인 김건희씨의 전시 협찬 의혹에 대한 '물타기'로 이 전 대표를 끌어들인 것이란 시선도 나왔다.
이 전 대표 측은 즉각 비판했다.
배재정 이낙연 캠프 대변인은 26일 입장문을 통해 “국민께 송구한 마음으로 수사나 충실히 받으면 될 일을 뜬금없이 이낙연 후보 배우자의 그림 판매와 엮어 의혹을 제기하는 것은 검증이 아닐뿐더러 국민에 관한 예의도 아니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현재 민주당 내부에서 이재명 경기지사로부터 거센 공격을 받고 있다. 이 전 대표 측이 경기도 유관기관 공무원의 ‘SNS 비방’ 의혹을 제기하자 이 지사 측도 이 전 대표를 향한 공격을 본격화했다.
이 전 대표의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과 관련한 태도를 문제삼았다. 이 지사의 ‘백제 발언’을 놓고 지역주의를 조장했다는 비판하자 그는 발언의 전문을 공개하면서 역공을 시작했다.
이런 거센 공격은 이 전 대표의 상승흐름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이 전 대표는 최근 지지율 상승흐름을 타며 이 지사와 지지율 격차를 좁히고 있다. 윤 전 총장과 벌인 가상 양자대결에서도 밀리지 않는다는 조사결과까지 나왔다. 이에 윤 전 총장과 이 지사이 공격에 나섰고 결과적으로 협공을 받는 모양새가 됐다.
윈지코리아컨설팅이 이날 발표한 ‘이낙연 대 윤석열’ 가상 양자대결 조사에서 이 전 대표 45.6%, 윤 전 총장 43.4%로 오차범위(95% 신뢰수준에 ±3.1% 포인트) 안에서 접전을 펼쳤다. ‘이재명 대 윤석열’ 대결도 이 지사 42.4%, 윤 전 총장 43.9%로 오차범위 안이다.
이번 조사는 아시아경제의 의뢰로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8명의 응답을 받아 이뤄졌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이 전 대표 측은 최근 윤 전 총장과 이 지사 등 다른 주자들의 '네거티브 공격'에 대응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검증 공세를 무대응 전략으로 돌파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이 전 대표은 이날 민주당 광주시당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내년 대선은 박빙의 승부가 예상되는데 박빙의 승부를 앞두고 집권 여당 내에서 이탈이 생기지 않도록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그런 점에서 서로에게 상처를 주는 언동을 하지 않는 것이 내년 대선 승리를 위해 필요하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성보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