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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지훈 카카오 대표. |
“모든 것을 모바일로 연결해 모바일로 실물경제가 가능하게 만들겠다.”
임지훈 대표는 카카오 경영을 맡은 뒤부터 생활밀착형 서비스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
임 대표는 카카오의 모바일 서비스 중심을 ‘고객의 요구’를 만족시키는 ‘온디맨드’(On Demand) 전략으로 삼았다. 그는 이를 위해 교통과 금융, 미용에 이르는 다양한 신규 모바일 서비스를 내놓고 있다.
임 대표는 생활밀착형 플랫폼 전략을 통해 카카오의 수익성을 높이려 한다. 임 대표는 이 전략을 완수하는데 모바일 플랫폼인 카카오톡이 중요한 역할을 해 줄 것으로 본다.
임 대표가 카카오의 체질변화 작업을 성공리에 마무리할 수 있을까?
◆ 대리운전도 전기요금도 미용도 '카카오'로
3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가 생활밀착형 플랫폼으로 진화를 서두르고 있다.
카카오는 지난해 모바일 메신저인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카카오택시와 카카오블랙, 카카오톡샵검색 등 다양한 서비스를 내놓았는데 올해 이런 신규 서비스를 한층 강화하기로 했다.
카카오는 최근 모바일 메신저인 카카오톡과 모바일 간편결제 서비스 카카오페이를 결합해 공과금을 카카오톡으로 납부할 수 있는 ‘카카오페이 청구서’ 서비스를 출시했다.
카카오는 우선 한국전력공사와 협약을 맺어 고객이 카카오페이 청구서로 전기요금을 낼 수 있도록 했다. 카카오는 수도요금과 아파트관리비, 도시가스요금 등의 공과금도 이 서비스로 납부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모바일 교통 서비스는 올해 내비게이션(길안내)과 대리운전 등으로 확대된다.
카카오는 지난해 인수한 록앤올이 서비스하던 모바일 내비게이션 '김기사'를 업그레이드해 '카카오내비'로 새로운 서비스를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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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카오가 2월19일 출시한 '카카오페이 청구서' 서비스의 시작화면. |
카카오는 올해 상반기 안에 모바일 대리운전 호출서비스인 ‘카카오드라이버’를 출시하기로 했다. 카카오는 동부화재, KB손해보험과 제휴를 맺고 대리운전 기사의 보험료를 대납하는 등 이 사업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카카오는 올해 안에 미용사업에 진출한다. 카카오는 지난해 10월 미용관련 고객관리 프로그램인 ‘뷰티짱’을 운영하는 ‘하시스’를 인수했는데 올해 이 서비스를 기반으로 한 ‘카카오헤어샵’ 서비스를 출시하는 것이다.
임지훈 대표는 교통과 공과금납부, 미용 외에 다방면에 걸쳐 카카오의 사업영역을 확대하겠다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카카오가 지난해 말부터 발을 들여놓은 농업 관련 중개사업과 인터넷은행 사업도 올해부터 본궤도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 임지훈은 왜 ‘생활밀착형’ 서비스에 목매나
임 대표는 지난해 10월 취임 뒤 연 첫 기자간담회에서 “고객의 생활 깊숙히 파고들어 고객이 필요한 서비스를 모바일로 만족시킬 것”이라며 “카카오가 이를 통해 새로운 모바일 2.0시대를 열겠다”고 자신했다.
임 대표가 모바일 서비스 영역을 고객의 생활 깊숙히 파고드려고 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카카오가 현재 처한 상황이 녹록하지 않기 때문이다.
카카오는 2014년 기대 속에 다음커뮤니케이션과 합병했지만 이후 행보는 만족스럽지 못했다. 합병으로 직원이 3천여 명에 이를 만큼 덩치는 커졌는데 기대만큼 큰 수익을 내지 못 하고 있기 때문이다.
카카오는 합병 첫해인 지난해 매출 9322억 원과 영업이익 884억 원을 냈다. 경쟁기업인 네이버가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연매출 3조 원을 돌파한 것과 비교하면 초라한 수치다.
이 때문에 카카오의 지난해 매출은 게임 전문기업인 넷마블게임즈에도 뒤졌다. 카카오가 2010년 대 초반에 보여줬던 무서운 기세를 더 이상 잇지 못 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카카오의 부진은 주력 서비스인 광고와 게임사업에서 기대만큼 성장하지 못 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게임사업이 부진에 빠지다 보니 광고 역시 동반부진에 빠진 것이다.
임 대표가 생활밀착형 서비스를 강조하는 것도 이런 카카오의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다.
카카오가 그동안 게임 등 일부 분야에서 거둔 성공으로 한계를 보여줬다면 앞으로 고객이 ‘먹고, 쓰고, 타고, 입고, 꾸미는’ 삶의 여러 영역에 진출해 수익을 확대하겠다는 것이 임 대표 기본전략이다.
◆ '카카오톡' 있기에 가능한 전략
이런 생활밀착형 전략은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이 있기 때문에 가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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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4천만 명의 이용자가 사용하는 카카오톡이 임지훈 대표의 '생활밀착형' 전략의 핵심이다. |
카카오톡은 지난해 4분기 말 기준으로 국내 월 실질이용자(MAU)가 4천만 명을 넘어섰다. 국내에서 활용되는 모바일 서비스 가운데 점유율이 가장 높다.
임 대표가 강조하는 생활밀착형 전략도 기본 틀은 카카오톡에 기인한다. 대부분의 서비스를 이용자가 카카오톡으로 누릴 수 있게 해 출시 초반부터 점유율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지난해 출시한 카카오택시가 대표적 사례다. 당초 카카오가 교통서비스를 해 본 경험이 없다는 점에서 카카오택시 흥행 가능성에 의문부호가 붙기도 했지만 카카오택시는 출시되자마자 국내 콜택시시장 판도를 바꿀 정도로 흥행에 성공했다.
아무리 좋은 서비스라 할지라도 고객에게 외면받으면 절대로 수익을 낼 수 없는 것이 서비스사업의 진리다.
이런 점에서 카카오톡을 앞세운 임 대표의 생활밀착형 서비스 전략은 비용대비 효과가 뛰어나다. 서비스가 흥행하면 자연스럽게 서비스에 붙는 광고단가도 오르기 때문이다.
경우에 따라 프리미엄 조건을 내세운 유료 서비스로 수익원을 확대할 수도 있다. 지난해 연말 출시한 유료 콜택시 호출 서비스인 '카카오블랙'이 대표적 사례다.
◆ 주목받는 임지훈의 전략, 어디까지 성공할까
임 대표의 생활밀착형 전략에 글로벌도 주목하고 있다.
정주환 카카오 부사장은 최근 막을 내린 글로벌 최대 모바일 박람회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 참가해 카카오택시 성공비결을 세계에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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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주환 카카오 부사장은 최근 막 내린 MWC2016에서 카카오의 콜택시 호출 서비스인 '카카오택시'의 성공비결을 세계에 전파했다. |
모바일 서비스로 고객의 생활양태를 바꿀 수 있다는 점에서 카카오의 생활밀착형 전략은 앞으로 더욱 주목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투자업계 관계자들은 IT스타트업에 대한 정보를 쌓은 임 대표가 앞으로 역량있는 스타트업에 투자해 카카오의 생활밀착형 전략을 더욱 확대할 것으로 예상한다.
고객이 아침에 눈을 떠 밤에 잠자리에 들기까지 과정에 카카오가 모두 관여할 경우 카카오의 수익성도 지금보다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이런 서비스가 당장 카카오의 경영실적에 큰 보탬이 될 지는 미지수다. 대부분 무료로 운영돼 광고에 수익을 전적으로 기대야 한다는 약점이 있기 때문이다.
임 대표가 생활밀착형 서비스로 카카오를 승승장구하게 만들려면 단순히 서비스를 다양하게 내놓는 것 이상의 수익모델이 필요하다.
정호윤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카카오의 고객 1인당 광고수익은 페이스북의 3분의 1에 불과하다”며 “카카오가 확대하고 있는 서비스에 대응하는 광고사업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하느냐에 따라 올해 경영실적에 큰 영향을 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성빈 교보증권 연구원은 “카카오는 올해 다양한 모바일 신규서비스를 내놓고 있어 기대감은 충분하다”면서도 “중요한 것은 기대감이 아닌 신규 서비스들의 성과”라고 지적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서정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