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쿡 애플 CEO가 고객의 프라이버시와 안전을 위해 미국 연방수사국(FBI)의 아이폰 잠금해제 요청을 거부했다고 밝혀 주주총회에서 기립박수를 받았다.
28일 미국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팀 쿡은 26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 애플 사옥에서 열린 주주총회에서 테러 용의자의 아이폰에서 보안기능을 해제해 달라는 연방수사국의 요청을 거부한 이유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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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팀 쿡 애플 CEO. |
팀 쿡은 “애플은 고객들의 프라이버시와 개인적인 안전을 확고하게 옹호한다”며 “연방수사국의 아이폰 잠금 해제 요청을 거부한 것도 반드시 해야 할 올바른 일”이라고 말했다.
애플 주주들은 팀 쿡의 발언에 기립박수로 화답했다.
신디 콘 전자프런티어재단(EFF) 대표는 이날 주주총회에서 “연방수사국이 애플에게 아이폰의 보안기능을 해제해 달라고 요구하는 문제에 우리 모두의 보안이 걸려 있다”고 강조했다.
인권운동가인 제시 잭슨 목사도 “연방수사국이 애플에게 무리한 요구를 하고 있다”며 “연방수사국에 맞서기로 한 애플에게 감사한다”고 밝혔다.
연방수사국은 지난해 12월2일 캘리포니아주 샌버너디노에서 총기 난사를 일으킨 뒤 사살된 사예드 파룩의 아이폰5c에서 보안기능을 해제할 것을 애플에 요청하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리버사이드 연방지방법원도 16일 애플에게 수사당국에 대한 기술 지원을 명령했다.
애플 변호인단은 27일 리버사이드 연방지방법원에 16일에 내린 명령 취소를 요청하는 신청서를 냈다. 변호인단은 이 신청서에서 아이폰의 잠금장치를 해제하라는 명령은 언론출판과 집회의 자유를 명시한 미국 수정헌법에 어긋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애플은 연방수사국의 요청에 따를 경우 아이폰을 해킹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새로 제작하는 것과 같다며 반발하고 있다. 이 소프트웨어가 정부나 범죄자에게 악용될 소지가 있다는 것이다.
구글, 트위터, 마이크로소프트, 페이스북 등 주요 IT기업들도 애플의 주장을 지지하고 있다. 이들은 애플이 올바른 입장을 지키고 있다는 내용을 담은 전문가 의견서를 법원에 제출하기로 했다.
반면 제임스 코미 연방수사국장은 미국 하원 정보위원회 청문회에서 애플의 수사 협조를 재차 요청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